재건축 아파트 간 일조권 침해가 일어났을 때 일조량 감소로 인한 피해 외 피해자 측 주거지의 용도,거주 기간 등 6가지 요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사회적으로 용인할 수 있는 한도를 넘을 때 손해배상을 인정한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이는 지금까지 피해 아파트의 일조량이 크게 감소하면 대부분 손해배상을 인정해 온 법원이 기준을 좀더 엄격히 한 것으로 상급법원의 판단이 주목된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4부(부장판사 임채웅)는 10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롯데캐슬리베 아파트 주민들이 대치도곡 제2아파트 재건축조합(대치 아이파크 아파트)과 현대산업개발을 상대로 낸 일조권 침해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리면서 일조권 분쟁에 핵심적인 6가지 기준을 제시했다.

재판부는 먼저 일조권 피해자가 주거지역 내 주거용 건물에 거주해야 하고,새 건물이 골조를 완성하기 이전부터 상당 기간 거주해야 하는 등 2가지 요건을 갖춰야 한다고 판단했다. 또 새 건물은 주변 상황 및 원고 측 건물과 비교해 모양과 이용 방식 면에서 이례적이어야 하고 피해자들이 직접적인 압박감을 느낄 정도로 근접해야 한다.

재판부는 이상의 네가지 요건이 충족되는 것을 전제로 일조량 감소로 인한 피해가 동짓날을 기준으로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 사이 연속 2시간 이상 햇빛을 받지 못하거나 오전 8시에서 오후 4시 사이 일조시간이 4시간에 미치지 못할 경우 손해배상을 인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롯데캐슬리베와 대치 아이파크 아파트의 사건에 이 6가지 기준을 적용해 롯데캐슬리베의 손해배상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박민제 기자 pmj5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