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 회장 내년 1월 임기 끝나…이홍구·이회택씨 등 물망

"후임 회장은 대립하는 쪽에 서 있는 분보다 통합에 힘쓰고 축구 발전을 위해 일할 수 있다는 신뢰감을 줄 수 있는 분이었으면 좋겠다. "

1993년 제47대 대한축구협회 수장으로 취임해 내년 1월로 16년 임기를 끝내게 될 정몽준 회장이 협회를 이끌어갈 차기 회장과 관련해 발언한 내용이다.

정 회장은 지난 8일 거스 히딩크 감독과 만나기 직전 인터뷰에서도 후임 회장 자격을 묻는 질문에 '정파적 색깔이 없고 축구를 좋아하는 분'이었으면 좋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차기 축구협회장 후보에 대한 이야기가 축구계 안팎에서 솔솔 나오고 있다. 차기 회장 선출까지 아직은 시간이 꽤 남았지만 구체적인 인물들이 거론되기 시작했다. 우선 이홍구 전 국무총리가 후임 회장 후보로 꼽힌다. 이 전 총리는 2002한·일월드컵유치위원장을 맡아 정 회장에게 많은 도움을 준 데다 중량감 있다는 게 강점이다.

축구인 출신 회장에 대한 기대도 커서 최근 축구협회 기술위원장으로 복귀한 이회택 부회장과 조중연 부회장도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1960∼70년대 한국 최고의 스트라이커로 이름을 날렸던 이 부회장은 인지도에서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으나 행정 경험이 부족한 것이 부담이다.

조 부회장은 한·일월드컵 실무책임자로 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렀고 파주 NFC(대표팀 트레이닝센터) 건립,월드컵 4강 태극전사들의 군 문제 해결에 주도적 역할을 했다. 행정가로서 능력을 인정받았지만 업무 추진과정에서 일부 반대파들의 견제를 받고 있다.

그외 물망에 오르는 후보는 프로축구 부산 아이파크 구단주를 맡고 있는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이 있다. 축구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고 정파적 색깔이 없다는 게 장점이지만 정몽준 회장과 친척관계인 것이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야권'에서는 허승표 한국축구연구소 이사장과 안종복 인천 유나이티드 사장이 축구협회장 도전 의지를 보이고 있다. 축구인 출신으로 영국에서 유학한 허 이사장은 1992년 기술위원장을 지내는 등 축구 이해도가 높지만 현 집행부와 거리를 두고 있어 대의원들의 지지를 이끌어내기가 쉽지 않은 게 문제다. 안 사장은 뛰어난 경영 능력을 인정받았음에도 다른 후보들보다 상대적으로 나이가 적고 지명도가 다소 떨어지는 게 약점으로 지적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