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10일 향후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채권시장에서는 빠르면 다음 달에 기준금리 인상이 단행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금융통화위원회의 7월 기준금리 동결(연 5.00%) 결정 이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경기가 악화되고 물가 상승률이 높아지는 등 정책 선택이 어려운 상황에선 한은이 본질적으로 부여받은 임무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향후 통화정책 결정 과정에서 한은의 고유 임무인 물가 안정을 보다 염두에 두겠다는 뜻이다.

이 총재는 특히 "물가 불안이 상당기간 지속될 전망이며 내년에도 물가관리 목표인 3%대로 들어올 것으로 기대하기 힘들다"며 "물가 안정을 위한 한은의 통화정책 수단 가운데는 지급준비율 인상도 있고 은행권에 대한 총액한도 대출도 있지만 가장 기본적인 수단은 역시 금리정책"이라고 덧붙였다. 한은이 긴축에 나선다면 다른 수단보다 금리 인상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경기에 대해서는 "나빠지고 있지만 다행히 수출이 받쳐주면서 감속 정도가 아주 급격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경기보다 물가가 더 걱정이라는 얘기다.

채권시장은 이 총재의 금리 인상 시그널(신호)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오전에 기준금리 동결 조치로 하락하던 채권금리가 그의 발언 이후 상승세로 돌아섰다. 이날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날보다 0.02%포인트 오른 연 6.01%에 거래를 마쳤다.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기준이 되는 양도성 예금증서(CD) 금리도 연 5.44%로 0.03%포인트 올랐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