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ㆍ달러 환율이 나흘 연속 하락했다. 장 초반 1000원 선이 깨졌으나 이후 반발 매수세가 꾸준히 들어오면서 네 자릿수로 복귀했다. 1000원 선을 둘러싸고 치열한 매매 공방이 펼쳐지는 모습이었다.

1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2원 내린 1002원90전에 거래를 마쳤다. 정부와 한국은행이 공조 체제를 구축해 시장 개입에 나선 지 나흘 만에 47원50전이나 급락했다.

이날 환율은 장 초반 1000원 선이 붕괴됐다. 외환당국의 공격적 달러 매도 개입에 대한 경계감이 높아진 데다 간밤에 역외 차액결제선물환시장(NDF)에서도 정부의 매도성 개입이 있었다는 소문이 나돌면서 환율 상승 심리가 한풀 꺾였다.

하지만 환율이 세 자릿수로 떨어지자 반발 매수세가 유입되며 장중 내내 1000원 선 언저리에서 치열한 매매 공방이 펼쳐졌다. 외환당국은 이날 달러 매도 개입에 나서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가 이날 "환율은 기본적으로 시장에서 결정되는 것이 맞지만 과도한 쏠림 현상이 있을 때는 정부 당국의 시정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힌 것은 시장에 큰 영향을 주지 못했다. 원론적인 수준의 언급으로 외환당국의 최근 입장과 별 차이가 없다는 게 외환시장 참가자들의 판단이었다.

홍승모 신한은행 금융공학센터 차장은 "외환당국이 추가 하락을 유도하지 않아 1000원 선이 지켜진 것으로 보인다"며 "1000원 선 아래에서는 달러 매수 대기 수요가 상당히 많았다"고 말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