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10일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의 유임 배경과 관련，"경제정책의 일관성을 위해 불가피한 결정이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한나라당 지도부와 오찬을 함께한 후 박희태 당 대표와 별도로 만나 "강 장관은 정부의 경제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앞으로도 중요한 몇 가지(정책)를 추진해야 한다"면서 이 같은 입장을 피력했다고 박 대표가 전했다.

박 대표는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 대통령이 경제는 안정성과 연속성이 있어야 효과를 낼 수 있는데 지금 강 장관이 여러 경제정책을 계획하고 시행·추진하고 있어 유임 결정이 불가피했다는 점을 설명했다"면서 "국민이 이런 점을 이해해줬으면 좋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 대통령이 (강 장관을) 지금 하차시키면 경제정책에 '단절' 현상이 생겨 오히려 국정에 차질을 빚는다는 생각을 많이 하는 것 같더라"고 전했다. 앞서 박 대표는 "강 장관 유임 결정에 대해 국민이 만족해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대통령이 이를 잘 아실텐데 왜 강 장관을 유임시켰는지 다 알고 싶어한다'고 말씀드렸다"고 소개했다.

박 대표는 또 '차관 대리 경질' 논란과 관련，"차관을 경질하면서 장관을 유임시킨 점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는 말씀을 드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 대통령은 "강 장관을 대신해 희생양을 만든 것처럼 비쳐졌는데 실제로는 그런 게 아니다. 차관을 경질한 다른 이유가 있고 경질하라는 외부 건의도 많았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차관은 차관대로 문제가 있어서 교체한 것이지 장관을 대신해 경질한 것은 아니다"고 거듭 강조하면서 "재정금융을 담당하는 대외협조 체제를 강화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그렇게 (경질)한 것"이라고 유감을 표시했다.

박 대표는 "이 대통령이 경제팀의 강화를 위해서 차관을 경질했다는 점을 몇 번이고 강조했고 (경제팀) 내부의 룰을 보면 잘 알 것이라고 했다"면서 "그래도 차관급 인사는 뒤에 해야지 함께 하냐고 했더니 '그 점이 쓸데없는 오해의 원인인 것 같다'고 인정했다"고 전했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