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의 미사일 시험 발사와 나이지리아 무장세력의 공격 재개 위협 등 지정학적 불안이 커지면서 국제유가가 이틀째 급등했다.

11일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 8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원유(WTI)는 전날보다 배럴당 5.25달러 오른 146.90달러에 거래돼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런던 ICE 선물시장의 8월 인도분 북해산 브렌트유는 5.22달러(3.7%) 오른 배럴당 147.25달러까지 치솟아 사상 처음으로 147달러 선을 넘어섰다.

유가를 끌어올린 주범은 '이란 쇼크'였다. 이란이 9일에 이어 10일 미사일 시험 발사를 하면서 이스라엘 및 미국과의 긴장이 고조됐다. 또 나이지리아의 반군단체가 석유시설 등에 대한 공격 재개를 위협하고 나섰고,브라질 석유회사도 파업을 예고해 유가 급등을 부추겼다.

AFP통신은 이란군이 전날 중거리 탄도 미사일 '샤하브3' 한 발을 포함한 아홉 발의 미사일을 발사한 데 이어 이날도 다양한 종류의 중장거리 미사일을 시험발사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미국 백악관은 전쟁 우려를 일축하고 나섰다. 토니 프라토 백악관 부대변인은 전날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이 말한 것처럼 "이란의 미사일 시험발사로 전쟁 위험이 특별히 높아진 것은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란 혁명수비대 공군 소속 호세인 살라미 장군은 관영 IRNA통신을 통해 "군사훈련과 공허한 심리전술로 우리를 위협하려 드는 적에게 경고한다"며 "우리의 손은 언제나 방아쇠에 놓여 있고 미사일을 발사할 준비가 돼 있다"고 위협의 수위를 높였다.

이스라엘도 불가피할 경우 이란 공격을 서슴지 않을 것이라며 강경 대응 입장을 밝혔다.

중동의 정정 불안은 3차 오일쇼크 우려로 이어지고 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압달라 살렘 엘 바드리 사무총장은 이날 인터내셔널 해럴드 트리뷴과의 인터뷰에서 "이란과의 무력 충돌이 발생할 경우 유가가 '무제한' 폭등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