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 관광에 나섰던 우리 관광객이 어제 북한군 초병의 총격을 받아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정확한 경위와 진상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정말 우려스럽기 짝이 없는 사태가 아닐 수 없다. 공교롭게도 이명박 대통령은 어제 국회 개원연설을 통해 북측에 '남북당국의 전면적인 대화 재개'를 제안했다. 예기치 않은 돌발사태로 인해 이 같은 제의마저 크게 퇴색될 수밖에 없게 됐다.

정부 당국은 우선 금강산 관광을 잠정 중단토록 하는 조치에 나섰지만,당장 시급한 것은 철저한 진상규명임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설령 우발적 사고라 할지라도 북한군이 관광객에게 총격을 가해 사망에 이르게 한 행위 자체는 도저히 용납하기 어려운 까닭이다. 우리 당국은 정확한 진상규명과 함께 상응한 후속 조치를 북에 분명히 요구하고,유사한 사태의 재발을 막기 위한 대책 마련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이날 이 대통령은 "과거 남북간의 7.4공동성명,남북기본합의서,비핵화 공동선언,6.15공동선언,10.4정상선언을 어떻게 이행해 나갈 것인지 진지하게 협의할 용의가 있다"며 남북관계를 조기에 정상화하겠다는 전향적인 입장을 표명했다. 남북관계가 교착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에서 대북정책 기조 변화를 시사한 것이다. 무엇보다 최근 북한이 남한과의 대화는 거부한 채 미국과의 관계 개선에 적극 나서는 모습이고 보면 어떤 형태로든 남북관계의 돌파구 마련은 필요한 마당이었다.

이번 사건으로 남북관계가 더욱 경색되는 국면으로 비화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어물쩍 넘어갈 일은 절대 아니다. 북한은 지체없이 철저한 진상규명과 납득할 만한 조치를 내놓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