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저축은행과 계열사들이 공동으로 전북은행 지분을 10% 가까이 사들이며 2대주주로 부상했다. 한국저축은행 측은 투자 목적이라고 밝혔지만 최대주주인 삼양사와의 격차가 1.3%포인트에 불과해 전북은행 측이 내심 긴장하고 있다.

1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한국저축은행은 계열사들과 함께 지난달 중순부터 장내에서 전북은행 주식을 집중 매입해 현재 총 9.99%(467만주)의 지분을 보유,삼양사(11.35%)에 이어 2대주주로 올라섰다.

한국저축은행이 1.86%를 매입했고 진흥저축은행(2.21%) 경기저축은행(2.25%) 영남저축은행(1.35%) 한국종합캐피탈(2.23%) 등이 매수에 가세했다. 매수가격은 평균 주당 7000원대다.

한국저축은행 관계자는 "향후 실적이 밝은 데다 주가 하락폭이 과도하다고 판단해 매매 차익을 겨냥해 투자 목적으로 매입했다"면서 "다른 의도는 없다"고 강조했다. 한국저축은행은 2004년 전북은행 지분 7.67%를 샀다가 1년 정도 후에 매각해 차익을 올린 적이 있다.

하지만 전북은행은 한국저축은행 측의 움직임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최대주주 지분이 취약한 가운데 최근 KTB네트워크의 사모투자펀드(PEF)도 전북은행 지분 5.53%(259만주)를 매입해 인수.합병(M&A) 가능성이 다시 부각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은행법상 지방은행은 동일인의 주식 보유 한도가 일반은행보다 5%포인트 높은 15%에 달해 한국저축은행 측의 추가 매수가 가능하다는 점도 변수로 꼽힌다.

전북은행 관계자는 "투자 목적에 비해서는 지분 매입 규모가 커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전북은행 주가는 1.4% 오른 7240원에 장을 마감해 사흘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