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주로 수입하는 두바이유 가격이 하반기 평균 배럴당 150달러로 오를 경우 자동차 조선 철강 석유화학 등 10대 핵심산업의 생산비가 평균 3.77% 상승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두바이유 값이 정부 예상치인 평균 120달러에 머물더라도 생산비 증가율은 3.12%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이에 따라 하반기엔 산업계 전반이 제조원가 상승에 따른 채산성 악화에 시달릴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상반기 평균 원유 도입 단가는 사상 처음으로 100달러를 돌파한 상태다.

11일 산업연구원(KIET)이 내놓은 '유가 상승에 따른 업종별 생산비 증가효과 분석'에 따르면 하반기 유가가 평균 150달러에 이를 경우 10대 산업의 생산비는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약 3.77% 오르고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0.6%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분석됐다.

업종별로는 평균 유가가 150달러일 경우 석유화학의 생산비 증가율이 8.67%로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됐다. 이어 철강(2.78%) 섬유(1.89%) 자동차 및 일반기계(1.54%) 조선 및 가전(1.06%) 통신기기(0.57%) 등의 순으로 생산비 부담이 커질 것으로 전망됐다.

하반기 유가가 120달러에 그치더라도 석유화학 업종의 생산비는 7.18%에 이를 전망이다. 다음으로 철강(2.30%) 섬유(1.56%) 일반기계(1.28%) 등의 순이었다.

산업연구원은 "이번 고유가는 과거 오일쇼크와 달리 일시적 충격보다 수급 구조에서 기인하는 측면이 커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정부와 업계의 근본적인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유가 상승에 따른 생산비 급등 우려 속에 상반기 우리나라의 평균 원유 도입 단가는 지난해 상반기(배럴당 61달러)보다 65.7% 급등한 101.1달러를 기록,처음으로 100달러를 넘어섰다. 관세청에 따르면 고유가로 인해 원유 수입량은 지난 상반기 중 5800만t으로 작년 동기 대비 1.1% 줄었지만 수입액은 62.7% 늘어난 437달러에 달했다. 원유 이외에 석탄 도입 단가(t당)도 108달러로 56.5% 올랐고 가스(t당) 역시 42.2% 오른 681달러를 기록했다. 원유 수입량이 소폭 감소한 것과 달리 석탄과 가스 수입량은 각각 14.3%,16.9% 늘어나 수입액으로는 53억달러,122억달러를 기록했다.

원유를 포함해 석탄 가스 등 전체 에너지 수입액은 702억달러로 상반기 전체 수입액의 31.9%를 차지했다. 상반기 에너지 수입액은 유가 폭등 조짐이 보였던 2005년 전체 에너지 수입액(667억달러)을 웃도는 수치다.

관세청은 "에너지 수입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자료 분석이 가능한 1995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라고 설명했다.

류시훈/서욱진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