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관광객 피격사망] 풀리지 않은 의혹들…육안으로 식별 가능한데 왜 총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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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발생한 금강산 총격 사건의 경위와 배경에 대해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 숨진 박왕자씨가 왜 새벽에 호텔을 나서 군사제한구역에 들어갔는지,북측 초병이 무기도 소지하지 않은 남측 관광객에게 총을 쏠 수밖에 없었는지 등이 핵심이다.
현대아산이 비치호텔 내 감시카메라의 녹음 테이프를 살펴본 결과 박씨는 이날 오전 4시30분에 호텔을 나선 것으로 파악됐다. 이어 5시께 군사제한구역의 울타리를 넘어가 피살된 것으로 추정됐다. 하지만 박씨가 왜 이른 새벽에 밖으로 나갔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일행들은 "박씨가 해변에 나가보고 싶다는 말을 했고 아침에 일어나보니 옆에 없었다"고 검찰에 진술했고,청와대 관계자는 "숨진 박씨가 평소 산책을 즐기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전했을 뿐이다.
북한군 초병의 대응에도 의혹이 남는다. 일출이 빠른 요즘 오전 5시면 육안으로 남측 관광객임을 식별할 수 있을 텐데 억류해서 보호 울타리를 넘은 경위를 추궁하는 대신 총격을 가한 건 이해할 수 없을 정도의 과도한 대응이라는 지적이다. 북측은 금강산에서 1999년 6월20일 북한 측 안내원에게 귀순을 제의한 민영미씨를 11일간 억류한 적은 있어도 남측 관광객에게 무력을 사용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박씨의 사망 시간은 오전 5시인데 북측이 무려 4시간이나 지난 오전 9시20분에 남측에 통보한 점도 의문이다. 현대아산 측은 북측의 복잡한 지휘 체계 특성상 보고 절차를 밟는 데 시간이 걸렸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지만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할 때 미심쩍은 대목이 없지 않다.
53세 여성인 박씨가 2m 높이의 군사보호구역 울타리를 어떻게 넘었는가도 의문이다. 박씨의 시신은 울타리로부터 200m가량 들어간 지점에서 발견됐다. 숙소인 비치호텔에서는 걸어서 15분 정도 거리다. 철제인 이 울타리는 해변까지 이어져 있어 정상적인 왕래가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특정 지점에서 울타리 관리가 허술했던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
현대아산이 비치호텔 내 감시카메라의 녹음 테이프를 살펴본 결과 박씨는 이날 오전 4시30분에 호텔을 나선 것으로 파악됐다. 이어 5시께 군사제한구역의 울타리를 넘어가 피살된 것으로 추정됐다. 하지만 박씨가 왜 이른 새벽에 밖으로 나갔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일행들은 "박씨가 해변에 나가보고 싶다는 말을 했고 아침에 일어나보니 옆에 없었다"고 검찰에 진술했고,청와대 관계자는 "숨진 박씨가 평소 산책을 즐기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전했을 뿐이다.
북한군 초병의 대응에도 의혹이 남는다. 일출이 빠른 요즘 오전 5시면 육안으로 남측 관광객임을 식별할 수 있을 텐데 억류해서 보호 울타리를 넘은 경위를 추궁하는 대신 총격을 가한 건 이해할 수 없을 정도의 과도한 대응이라는 지적이다. 북측은 금강산에서 1999년 6월20일 북한 측 안내원에게 귀순을 제의한 민영미씨를 11일간 억류한 적은 있어도 남측 관광객에게 무력을 사용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박씨의 사망 시간은 오전 5시인데 북측이 무려 4시간이나 지난 오전 9시20분에 남측에 통보한 점도 의문이다. 현대아산 측은 북측의 복잡한 지휘 체계 특성상 보고 절차를 밟는 데 시간이 걸렸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지만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할 때 미심쩍은 대목이 없지 않다.
53세 여성인 박씨가 2m 높이의 군사보호구역 울타리를 어떻게 넘었는가도 의문이다. 박씨의 시신은 울타리로부터 200m가량 들어간 지점에서 발견됐다. 숙소인 비치호텔에서는 걸어서 15분 정도 거리다. 철제인 이 울타리는 해변까지 이어져 있어 정상적인 왕래가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특정 지점에서 울타리 관리가 허술했던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