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지난 10일까지 현물시장에서 24일 동안 매도를 지속한 것과 대조적으로, 선물시장에서는 5일째 순매수를 이어가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의 박문서 애널리스트는 “외국인들의 선물매수가 본격화된 후에도 지수는 10% 넘게 하락하고 있어 외국인들은 선물거래에서 대규모 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보이는데, 이번 주 들어서도 외국인의 선물매수는 오히려 강화되는 분위기라 다소 비정상적으로 보인다”고 지적하고 있다.

전문가들의 의견은 분분하다.

11일 유진의 박 애널리스트는 “외국인 선물매수 기간 중 미결제약정은 1만5000계약(차익거래 1조4500억원 순유입)이 증가했는데, 개인과 기관의 선물 순매매 규모를 고려할 때 외국인 매수는 대부분 환매수 물량인 것 같다”고 추정했다.

그러나 최근의 외국인 매수는 차익실현성 환매수 만으로는 설명이 충분하지 않다며, 지수가 상승 추세를 이탈했던 5월말~6월초 대규모 헤지 매도에 나섰던 외국인이 최근 현물 매도에 연동해 헤지를 해제하고 있는 것 같다는 판단이다.

반면 신영증권의 한주성 애널리스트는 “미결제약정에 뚜렷한 감소세가 확인되지 않는다며 환매수는 아닌 것 같다”는 입장을 보였다.

“지난 6월 동시만기일 외국인 선물 매도의 만기 이월(롤 오버) 포지션은 3만3000여 계약으로 추정되는데, 만약 2만3000여 계약에 달하는 외국인 선물 순매수의 목적이 환매수였다면 이는 미결제약정의 감소로 나타났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헤지를 위한 것도 아닌 듯 하다는 시각이다.

한 애널리스트는 “만약 기존 현물 포지션(바스켓 등)의 헤징포지션을 현물 매도와 더불어 청산한 것이었다면 이 또한 미결제약정 감소로 나타났을 것”이라며 기존 현물 바스켓 청산 여부와도 관련이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

신규 매도(대차 등)에 따른 헤징 포지션으로써의 선물 순매수 가능성도 있긴 하지만, 이 경우 최근의 상황만 설명되고, 과거의 외국인 포지션 추이는 설명하지 못해 한계라는 지적이다.

외국인 현물 포지션이 선물로 스위칭 되는 과정에 있다는 해석도 설명력이 낮다는 분석이다.

통상 현물에서 선물로의 스위칭은 베이시스가 낮은 환경, 즉 선물이 저평가되어 있는 환경에서 이뤄지는 만큼 스위칭의 결과도 아니라고 보면서, 이 경우 매도차익거래의 가능성도 배제된다고 보고 있다.

이에 한 애널리스트는 “지금으로서는 딱히 외국인의 지속적인 선물 순매수 이유를 설명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그는 “외국인이 지속적으로 선물을 매수한다면 차익 프로그램 물량이 유입될 수 있어 지수의 방향성에 있어서 나쁠 것은 없지만 지수 상승의 ‘질’에 대해서는 합격점을 주기가 어려울 것”이라며 당분간 보수적인 관점의 투자에 한 표 던졌다.

한경닷컴 이혜경 기자 vix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