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이슈에서 미래 성장동력을 찾아라."

LG그룹 계열사들이 '환경 경영'을 위해 팔소매를 걷어 붙였다. 제품 생산 과정에서 에너지 소모와 환경 오염을 최소화하는 한편 에너지를 덜 쓰는 친환경 제품을 만드는데 경영역량을 모으고 있다.

LG전자는 땅 속의 온도가 계절과 관계없이 거의 일정하다는 점에 착안,지난해 국내 최초로 지열을 이용한 차세대 냉난방 시스템을 개발했다. 여름에는 지표면 보다 땅 속의 온도가 낮다는 점을 활용해 지열로 냉방을 한다. 반대로 겨울에는 땅의 온기를 이용해 난방을 한다.

LG전자는 지난해 이 시스템을 부산대 교수연구동에 설치해 성능을 테스트했다. 사람들이 자주 오가는 1~2층은 지열 시스템을,나머지 5개 층은 기존 냉난방 시스템을 적용했다. 그 결과 기존 냉난방 시스템에 비해 효율이 50% 높아졌으며 냉방 비용도 50% 가량 줄었다.

LG화학은 하이브리드카 전지 분야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얻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12월 현대.기아자동차가 2009년 하반기 양산할 예정인 하이브리드카의 리튬 폴리머전지 공급업체로 선정됐다. 최근에는 미국 GM사가 개발하고 있는 하이브리드카인 시보레 볼트(Chevrolet Volt)에 적용될 전지도 만들고 있다.

LG화학은 '건물일체형 태양광 발전 시스템'으로 불리는 BIPV(Building Integrated Photovoltaic System)사업에도 진출했다. 창호나 벽면, 발코니 등 건물의 외관에 태양광 발전 모듈을 장착, 집이나 사무실에서 필요한 전기를 자체적으로 생산할 수 있게 했다. LG화학 관계자는 "기존 시스템은 태양광 모듈을 설치하기 위해 넓은 장소가 필요해 실용성이 떨어졌다"며 "BIPV는 태양광 모듈 자체를 건물 외벽재, 지붕재, 창호재 등으로 활용하기 때문에 별도 부지를 마련할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LG디스플레이는 '친환경 디스플레이'를 개발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5월 미국에서 개최된 디스플레이 전시회 SID에 소비전력을 기존 제품보다 35% 가량 낮춘 LCD 패널과 수은이 들어가지 않은 LED 백라이트 LCD 등을 선보였다. 회사 관계자는 "최근 디스플레이 제품의 포장재질을 폴리프로필렌에서 친환경 종이로 바꾼 것도 환경 경영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환경경영을 강화하기 위한 조직개편 작업도 한창이다. LG전자는 최근 CTO(최고기술책임자) 산하에 있는 환경전략팀을 전면 개편했다. 인력규모를 기존 20명에서 50여명으로 늘렸다. 증원한 인력 중 상당수는 외부에서 활동하던 환경 전문가들이다. 이 팀은 환경 이슈와 관련한 신사업 기회 발굴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LG화학도 환경안전팀 내에 전 사업장을 관리할 수 있는 '기후변화협약 대응 TFT(태스크포스팀)'를 조직해 운영하고 있다. 제품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의 양을 줄이는 방법과 이산화탄소 배출권 거래방식 등을 연구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