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선점을 위해 가장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는 곳은 삼성SDI다. 산요 소니 파나소닉 등 일본업체들이 주도하고 있는 2차전지 시장에 후발주자로 뛰어든 삼성SDI는 사업 진출 8년 만에 업계 3위에 올랐다.

삼성SDI가 전지사업에 발을 들여놓은 것은 2000년 7월.충남 천안 공장에서 원통형 리튬이온 전지와 각형 2차전지를 생산한 것이 시작이었다. 후발주자의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삼성SDI는 공격적인 투자를 벌였다. 그 결과 사업시작 3년 만인 2003년 세계 최고 용량인 2400mAh(밀리암페어) 노트북용 원형전지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2005년에는 2600mAh 제품을 개발해 세계 최고 용량 전지 개발 기록을 이어 나갔다.

삼성SDI는 중국 톈진에 휴대폰용 제품 생산라인을,상하이에 노트북용 전지생산 라인을 각각 세웠다. 안정적인 공급망을 갖추면서 점유율도 오르기 시작했다. 2000년 0.4%에 불과했던 것이 2003년 7.5%로 늘어났고 2005년에는 10.9%가 됐다. 지난해에는 13.3%의 시장점유율로 파나소닉을 제치고 업계 3위에 올랐다. 삼성SDI는 올해 2차전지 시장 2위인 소니(점유율 14.6%)에 도전한다. 1위인 산요(점유율 21.3%)도 계속 추격한다는 방침이다.

하이브리드 자동차(HEV)용 2차전지 등 미래사업도 착실하게 준비하고 있다. 세계적 자동차 부품업체인 독일 보쉬(BOSCH)와 손잡고 HEV용 전지사업을 벌이기로 했다. 50 대 50의 지분으로 세워지는 합작회사 이름은 SB리모티브로 오는 9월 국내에 설립된다. 두 회사는 5억달러가량을 쏟아부어 2만~3만평 규모의 공장과 설비를 갖추고 2010년부터 HEV용 2차전지를 양산할 계획이다.

삼성SDI는 일본 업체들이 선점하고 있는 HEV용 전지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12년간 약 30만㎞를 달릴 수 있는 리튬이온 전지를 개발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2015년까지 자동차용 2차전지 시장 점유율을 30%까지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SDI는 연료전지와 태양전지 등 다양한 분야의 전지사업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해에는 삼성전자,삼성종합기술원과 함께 노트북용 1200Wh(와트아워)급 대용량 연료전지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최근에는 KAIST와 공동으로 건물 유리창에 붙여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태양전지 개발에도 성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