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시멘트는 연간 50만t가량의 폐타이어,폐주물사,철강슬래그 등 폐기물을 시멘트 원료 및 소성로 연료로 쓰고 있다. 시멘트 생산원가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유연탄과 부원료의 30% 이상을 폐기물로 대체한 것이다. 1450도가 넘는 고온의 소성로에서 폐기물을 태워 나온 열로 시멘트를 만들면 유연탄 사용량을 줄이면서 매립 및 해양 투기되는 쓰레기를 처리할 수 있어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에너지를 절감하려는 노력도 활발하다. 동양시멘트는 2004년부터 소성로에 불을 때고 남은 열을 회수해 재활용하는 폐열발전소를 운영,연간 13만MWh의 전력을 자체 생산하고 있다. 이는 동양시멘트 삼척공장 연간 사용량의 13.5%에 달한다. 여기서 연간 50억~60억원의 비용을 절감하고 있다.

고유가 시대를 맞아 에너지 다(多)소비 업종인 시멘트 업계가 자원 사용량을 줄이고 환경오염도 막을 수 있는 친환경 시멘트를 생산하는 데 적극 나서고 있다. 폐기물을 유연탄 대체 연료나 시멘트 부원료로 활용하면 원자재값 폭등에 따른 비용 부담과 쓰레기 매립으로 인한 환경오염을 줄일 수 있다. 지난해 동양시멘트,쌍용양회,라파즈한라 등 국내 시멘트업계가 사용한 폐기물 재활용 자원은 283만t에 달한다.

폐기물을 재활용한 시멘트는 6가크롬 등 유해 중금속을 발생시킨다는 이유로 국내에서 극심한 반발에 부딪혔다. 이른바 '쓰레기 시멘트' 파동으로 시멘트업계는 심한 몸살을 앓았다. 지난해 말 환경부와 환경단체가 공동으로 구성한 민ㆍ관합동조사단이 5개월 여에 걸친 성분 조사를 통해 '기준치 이하의 중금속이 검출됐다'는 결론을 내리기 전까지 폐기물 재활용 시멘트는 사회적 환경적 지탄의 대상이었다.

반면 일본,유럽,미국 등 선진국에서 폐기물로 만들어진 시멘트는 '에코(eco) 시멘트'란 이름으로 각광받고 있다. 포도주의 주산지로 유명한 프랑스 보르도에선 세계적 시멘트업체인 라파즈 공장과 포도 재배지가 인접해 있을 정도로 폐기물 재활용 시멘트가 일반화돼 있다. 프랑스의 라파즈시멘트는 소성로 연료의 50~70% 이상을 폐기물로 대체할 정도로 폐기물 에너지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최근 원자재값 급등으로 폐기물 에너지화가 관심을 끌면서 국내에서도 폐기물 재활용 시멘트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고 있다. 시멘트 원료를 굽는 소성로는 1450도 이상의 초(超)고온 상태라 연료를 완전연소해 유해가스 배출이 일반 소각로(800도) 보다 적은 장점이 있다. 문제가 됐던 6가크롬은 시멘트 가루가 물과 섞일 때 화학반응을 통해 검출되는 것으로,콘크리트 상태로 굳어진 시멘트에서는 쉽게 나오지 않아 건설현장 인부가 아닌 일반인에겐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시멘트 업체들은 안전성 문제가 다시 불거지지 않도록 공해방지대책을 마련해 시행하는 것은 물론 폐기물도 철저하게 관리하고 있다. 동양시멘트는 연간 100억원을 시멘트 공장 주변의 환경 관리에 투입하고 있다. 기존 전기집진기에 비해 성능이 뛰어난 백필터를 굴뚝에 달아 비산먼지와 다이옥신 등 환경호르몬이 번지지 않도록 한 것이 대표적이다.

김미희 기자 iciic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