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각 계열사들은 무섭게 치솟는 유가 등 에너지 위기 상황에 대처하기 위한 다양한 전략을 추진 중이다. 사무실 전등 끄기 등 업무 공간의 낭비 요소를 최대한 없애는 한편 에너지 절감형 제품 개발에도 적극 나섰다.

그룹 주력 계열사인 삼성전자는 항공 자동차 등 다른 업종에 비해 고유가의 영향을 덜 받지만 에너지 위기가 장기적으로는 수익성에 영향을 끼칠 것이란 점에서 갖가지 대책을 내놓고 있다. 대표적인 활동이 전국 각 사업장에서 벌이는 '에너지 지킴이' 제도다. 2000년 처음 도입한 이 제도는 부서별로 에너지 관리담당자를 지정하고,이들에게 필요 없는 에너지가 낭비되는지를 체크하고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아이디어를 찾도록 하는 것이다.



이 제도를 통해 발굴된 아이디어가 현장에 적용되는 사례는 많다. 첫 번째가 '사업장 내 자동차 5부제'다. 매일 사업장에 들어올 수 있는 차량을 제한해 사업장 내 주차난도 해결하고 에너지 낭비도 줄이자는 취지에서 시작했다. 에너지 지킴이들이 5부제를 지키지 않는 차량에 직접 불법주차 딱지를 붙이기 때문에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적정 냉방온도 지키기'도 대표적 에너지 절감활동이다. 여름철 적정 냉방온도인 27도를 유지하기 위해 매년 에너지 지킴이들이 대대적인 홍보와 캠페인을 펼친다. 이 밖에 삼성전자는 'PC모니터 절전모드 세팅하기'와 '점심시간 사무실 불 끄기', '여름철 노타이 근무' 등의 캠페인을 매년 실시하고 있다.

계열사별 에너지 절감 노력과 함께 삼성은 에너지 절감형 제품 개발에도 주력하고 있다. 대표적인 제품이 LED(발광다이오드) 조명이다. LED는 기존 형광등에 비해 절반, 백열등에 비해 5분의 1가량 전기료가 적게 드는 친환경 제품이다. 삼성그룹 내에서는 삼성전기가 만들고 있다. 삼성전기는 최근 자연광의 90% 수준에 달하는 고출력 조명 LED 신제품을 개발했다. 이 제품은 삼파장 형광등이나 백열등에 비해 전력 소비가 최대 40%가량 적은 8.5W만을 쓰는 초절전 조명이다.

뛰어난 에너지 절감 효과 때문에 삼성그룹 각 계열사는 지난해부터 사무실 조명을 LED로 대체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 삼성중공업, 삼성화재, 삼성인력개발원 등이 지난해 일부 사무실 조명을 LED로 바꿨다. 지난 3월에는 제일기획이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있는 사옥 조명을 모두 LED로 교체했다. 삼성전자도 오는 11월 서초동 신사옥으로 옮긴 뒤 현재 사용하고 있는 태평로 본관 조명을 LED로 교체하는 작업을 벌일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초절전 냉장고와 에어컨 등 에너지 절감형 제품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초절전 인버터 기술과 단열재를 사용해 월 소비전력량을 기존 제품 대비 14%나 낮춘 '지펠 사파이어' 냉장고를 비롯해 실내 온도에 따라 자동적으로 냉방 용량을 제어하는 첨단 시스템에어컨 등이 그것이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