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체들이 친환경 건축기술 개발과 단지 조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침체된 주택건설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차지하고 장기적으로 브랜드 가치를 높이려는 다목적 포석이다. 원자재 가격 급등에 따른 건축원가 상승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주택 입주 뒤 높은 에너지 효율과 친환경 단지로 고객들에게 보상한다는 뜻도 담고 있다. 대림산업은 최근 대전 대덕연구단지 내 건축환경연구센터에서 '친환경.저(低)에너지 비전 선포식'을 갖고 전사적으로 친환경 건축기술 개발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시공능력 평가 1위인 대우건설은 입주를 시작한 은평뉴타운 1지구 C공구 푸르지오 단지에 벽면 녹화(綠化),옥상 녹화를 시도해 도시 열섬 현상(도심 기온이 외곽보다 높은 현상)을 완화하고 냉.난방 에너지 사용을 줄였다. '쓰레기 이송.소각 일괄 처리 시스템'을 갖춰 주거환경의 쾌적함도 높였다. 포스코건설은 송도국제업무단지를 친환경 도시(에코도시)로 개발하고 있어 주목된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다른 도시의 3분의 1 수준으로 줄이도록 설계했다. 회사 차원에서는 미국 제너럴 일렉트릭의 친환경 전략인 에코매지네이션(ecomagination)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



포스코건설은 인천경제자유구역 내 송도국제업무 단지를 '에코 도시'로 개발 중이다. 이 회사는 미국 부동산 개발 업체인 게일인터내셔널과 함께 설립한 송도국제도시개발유한회사(NSIC)를 통해 송도신도시 내 573만㎡의 국제업무단지에 2014년까지 대규모 업무.상업시설과 컨벤션센터,국제병원,국제학교,주거단지 등을 조성할 계획이다.

국제업무단지는 미국 친환경 인증 기관인 그린빌딩협의회(GBC)가 주관하는 '친환경 개발을 위한 에너지.환경 디자인 리더십'(LEED-ND) 시범 프로젝트로 선정돼 개발되고 있다. LEED-ND 프로젝트는 미국 및 캐나다 이외 지역에서는 5~6개 프로젝트만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업무단지는 연간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일반 도시의 3분의 1 수준으로 줄이도록 '에너지 절약형'으로 지어진다. 각 건물의 냉방은 모두 수랭식이다. 차가운 물이 흐르는 관을 설치해 냉기를 얻기 때문에 기존 공기 순환 방식보다 에너지 효율이 높다. 물 절약을 위해 중수도 시설을 도입한다. 쓰레기는 투입구에 집어넣기만 하면 진공펌프로 빨아들여 중앙 집하시설로 모이도록 했다. 자전거를 타고 돌아다닐 수 있도록 곳곳에 자전거 보관시설과 샤워 시설도 설치한다.

이에 따라 국제업무단지는 세계적 부동산 조사기관인 어반랜드인스티튜트(ULI)와 영국 파이낸셜타임스가 공동으로 주관하는 '친환경 도시상'을 지난달 수상했다. 국제업무단지는 최종 결선에 오른 18개 후보 지역과 프로젝트 가운데 미국 시카고,캔자스 그린스버그 등 해외 유명 도시 8곳과 함께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포스코건설은 또 미국 GE사와 협력해 국제업무단지에 청정에너지 개발,온실가스 배출량 감소,에너지 효율 향상 등을 내용으로 한 GE사의 친환경 전략 '에코매지네이션(ecomagination)'을 도입키로 하고 5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GE는 자사의 친환경 관련 60여개 제품과 솔루션을 국제업무단지에 공급할 계획이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국제업무단지를 국내 최고 수준의 친환경 도시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