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쳐나는 오일머니를 배경으로 이슬람 금융이 급팽창하면서 이슬람 금융을 전문으로 하는 메가 뱅크(대형 은행)가 속속 탄생하고 있다. 이슬람 금융은 이자를 받거나 지불하는 일을 금하고 도박이나 술,마약 거래,돼지고기 등과 연관된 산업에는 투자할 수 없도록 한 이슬람 율법에 근거한 은행,모기지,보험,프로젝트 파이낸스 등을 뜻한다.

일본 이코노미스트는 최신호(7월14일자)에서 이슬람 금융이 2000년대 들어 연평균 20%씩 성장해 금융자산 잔액이 1조달러를 돌파했다고 보도했다.

이슬람 금융 방식의 론(대출)도 지난 3년간 연평균 9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중동 각국의 신디케이트론(기업대상 협조융자) 조성액은 전년 대비 55% 증가한 1300억달러였으며,이 가운데 이슬람 금융 방식의 론이 180억달러에 달했다. 이슬람 채권인 수쿠크(Sukuk) 발행도 급증 추세다. 중동 각국의 수쿠크 발행액은 2003년 15억8000만달러에서 지난해 143억9600만달러로 급증,전체 회사채 발행액의 절반가량을 차지했다.

이슬람 금융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메가 뱅크들도 속속 탄생하고 있다. 올 1월 두바이에서 정부가 25% 출자한 자본금 10억9000만달러의 눌 이슬람 은행이 설립됐다. 이 은행은 5년 내 세계 최대 이슬람 은행을 목표로 인도네시아와 이집트의 은행 인수를 추진 중이다.

이에 맞서 UAE(아랍에미리트)의 아부다비투자평의회(ADIC)는 지난달 알 히랄 은행(자본금 11억달러)을 설립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자본금 10억달러짜리 은행을 새로 설립할 계획이다.

이슬람 은행의 이익과 자산도 급증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최대 은행인 알 라지 은행의 순익은 2002년 이후 연 50%씩 불었다. 쿠웨이트의 경우 이슬람 은행의 총자산액은 2003년부터 2006년까지 연 30.9%씩 늘어났다.

이슬람 금융이 활기를 띠고 있는 것은 중동 국가들의 오일머니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우디아라비아 등 GCC(걸프협력기구) 6개국의 원유 수출은 지난해 3800억달러를 기록했다.

최인한 기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