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망 사건과 관련,"사태 수습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대북사업은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현 회장은 14일 서울 현대상선빌딩 12층에서 기자와 만나 "윤만준 현대아산 사장이 북한 측과의 접촉을 통해 정확한 사건 진상을 파악 중"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검은색 정장 차림에 손가방을 든 현 회장은 지난 주말 사태를 수습하느라 제대로 쉬지 못한 탓인지 초췌한 모습이었다. 현 회장은 이번 사고의 피해자인 박왕자씨를 추모하는 뜻에서 사태가 수습될 때까지 전 임직원에게 '음주가무 금지령'을 내리고 검은 정장을 입거나 리본을 달 것을 주문했다.

―윤 사장 일행이 북한 측과 담판을 진행중인데 직접 북한을 방문할 계획은.

"현재론 없다. 사태 수습에 만전을 기하는 게 당장 시급한 일이다. "

―현대아산이 유일한 대북 창구 역할까지 하고 있는데.

"현재로선 그렇다. 진상조사차 금강산에 가 있는 윤 사장 일행이 돌아오면 이번 사태의 윤곽이 좀더 뚜렷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금으로선 조속한 해결을 바라며 현대그룹은 사태수습을 위한 지원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

―대북사업에 상당한 지장이 있을 것 같은데.

"당장 17일 개성공단 내 평양식당 개소식 참석이 힘들고 내달 4일 정몽헌 회장 5주기를 기념해 계획됐던 신입사원 수련회도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원만한 합의가 이뤄져 조속한 시일 내에 금강산 관광이 재개되고 예정된 백두산 관광길도 열리길 바랄 뿐이다. "

―현대아산 측의 안전관리가 소홀했다는 지적이 있는데.

"정확한 진상조사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라 뭐라 말하기 힘든 상황이다. 유족들에겐 정말 안타까운 일이다. "

―사태가 장기화되면 현대건설 인수 등 그룹 차원의 M&A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전혀 상관이 없다고 할 순 없지만 차분히 대응하고 조기에 원만히 타결되면 그룹 차원에서 진행 중인 사업 일정에는 차질이 없을 것이다."

김동민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