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오페라단의 신임 예술감독으로 14일 임명된 이소영씨(46·사진)는 여러 면에서 '최초'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국내 여성오페라연출가 1호인 그는 이번에 국립오페라단 최연소 단장이 된 데다,처음으로 비(非)성악계 인물로서 예술감독직을 맡게 됐다.

그는 지난달 문화체육관광부가 이영조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를 국립오페라단 예술감독으로 내정했으나 성악계 출신이 아니라는 이유로 공연계 일부에서 반발해 내정을 철회하고 새로 추천 절차를 통해 선임된 인물이어서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이씨는 "외국 오페라단의 경우 성악가 출신이 아닌 인물들이 예술감독으로 재직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추세"라면서 "오페라에 대한 다양한 견해를 수렴하려면 우리도 새로운 분야에서 예술감독을 찾아야 하고,그런 흐름을 국립오페라단이 이끌 필요가 있는것 같다"고 말했다.

소프라노 황영금씨의 딸이기도한 이씨는 연세대 성악과 재학 중이던 시절에 사진과 연극 동아리를 오가며 연극의 드라마적 요소에 심취했고,이탈리아 로마의 실비오 다미코 국립연극학교에서 연기와 연출을 공부했다. 그는 자신이 임명된 것이 "비성악계 인물이면서도 성악가들을 잘 이해할 수 있는 이런 환경들이 고려됐기 때문인 것 같다"고 해석했다.

이씨는 무슨 작품이든 주제와 색깔이 분명한 '이소영표 오페라'로 만들어온 연출가답게 우선 국립오페라단이 한국오페라계에서 어떻게 자리매김할지에 대한 비전을 확실하게 세우는 작업부터 시작하겠고 밝혔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