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모델링을 추진했던 아파트들이 '재건축 카드'를 다시 꺼내들고 있다. 정부가 재건축 규제를 완화키로 하면서 재건축의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리모델링을 추진해온 영등포구 여의도동 삼부아파트는 재건축 규제 완화 정책이 확정될 때까지 리모델링 사업을 잠정 보류키로 했다.

삼부아파트 리모델링 추진위원회 관계자는 "삼부아파트는 국민주택 이상 규모의 가구가 대부분이어서 소형아파트 의무비율이 최대 걸림돌이었는데 이번에 규제를 어느 정도 완화한다는 국토부의 입장을 확인했다"며 "정책이 어떻게 확정될지를 지켜보면서 사업을 추진키로 했다"고 말했다.

강남구 일원동 개포한신아파트에서도 재건축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인근 중개업소인 부동산닥터 관계자는 "리모델링과 재건축 가운데 어떤 방향으로 할지 여러 의견들이 나오고 있다"며 "용적률을 높여주면 재건축이 유리할 것이라는 의견들이 많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리모델링추진위원회 설립 절차에 들어선 관악구 봉천동 관악현대아파트에서도 중.대형 아파트 주민들을 중심으로 "재건축 규제 완화 때까지 사업 추진을 보류하자"는 의견들이 높아지는 추세다.

이미영 스피드뱅크 리서치팀장은 "리모델링은 일반분양 수익이 없어 아무래도 재건축에 비해 주민들의 사업비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며 "정부가 재건축 규제를 획기적으로 풀 경우 리모델링에서 재건축으로 선회하는 단지들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