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제철 폴리실리콘 올들어 5조 이상 공급 '대박' 예고

벤젠 카본블랙 등 화학제품이 주력인 동양제철화학이 신규 사업인 태양광 사업에서 '대박'을 예고하고 있다. 이 회사는 14일 태양전지용 웨이퍼생산업체인 계열사 ㈜넥솔론에 태양광 전지의 핵심 소재인 폴리실리콘 8919억여원어치를 내년부터 2015년까지 장기 공급키로 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동양제철화학은 지난해 전북 군산에 연산 3000t 규모의 폴리실리콘 공장을 착공,시험생산 중인데 국내외 태양전지업체들의 선(先)주문 폭주로 상업생산 및 추가 증설 시기를 앞당기느라 비상이 걸렸다.



◆급팽창하는 국내 태양광 시장

동양제철화학이 올 들어 국내외 태양전지업체들로부터 수주한 폴리실리콘 공급계약액은 총 5조2544억여원에 달한다. 본격적인 제품 출하에 앞서 '나인일레븐(순도 99.999999999%)'기준을 충족시켜야 하는 기술적 문제가 남았지만,총 투자비(1조1000억여원)의 5배에 육박하는 매출원을 안정적으로 확보함으로써 시장 선점 기회를 잡았다는 평가다.

태양광 사업이 국내 대기업들의 '신성장 엔진'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특히 고유가와 중국 및 중동국가들의 설비 증설로 성장 한계에 봉착한 대기업 화학계열사들이 앞다퉈 태양광 사업에 뛰어들며 치열한 시장 선점 경쟁을 벌이고 있다.

LG그룹은 태양광 발전의 수직 계열화를 완성하는 등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LG화학이 폴리실리콘을,LG전자가 셀(태양전지)과 모듈(패널)을,실트론이 웨이퍼를 각각 생산하고 LG솔라에너지는 발전을 담당하는 식이다. 삼성그룹도 삼성석유화학 등 화학계열사는 폴리실리콘과 잉곳.웨이퍼 분야를,삼성전자·삼성SDI는 셀.모듈 등 장치산업쪽을 맡기로 내부 조율 중이다. SK그룹 화학계열사인 SKC는 지난해 잉곳 전문업체인 솔믹스를 인수,폴리실리콘-잉곳.모듈로 이어지는 일관생산체제를 추진하고 있다.

현대중공업도 내년까지 3000억원을 투입,태양전지 생산규모를 연간 330㎿까지 늘린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한화그룹 화학계열사인 한화석유화학은 내년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울산에 연간 30㎿ 규모의 태양전지 셀 생산라인 구축에 착수했다. 이 회사는 2015년까지 총 8000억원을 투자,셀 생산라인을 1GW 규모로 증설하는데 이어 폴리실리콘 분야로 사업영역을 넓힐 계획이다.

KCC도 내년까지 연산 100t 규모의 폴리실리콘 파일럿(pilot)생산라인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코오롱은 미국의 유기태양전지업체를 인수하거나 업무제휴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012년 1000억달러 시장 전망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태양광 분야의 해외 시장규모는 작년 300억달러에서 2012년엔 3배 이상인 1000억달러로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태양전지의 핵심소재인 폴리실리콘은 태양광이 대체에너지의 대안으로 부상하면서 공급 부족 양상을 보이고 있다. 세계 폴리실리콘시장은 미국 다우코닝 계열의 헴록,독일의 바커,일본 도쿠야마 등 상위 7개 업체가 시장점유율 90%를 넘는 독과점 상태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국내 대기업들의 잇단 태양광사업 진출에 대해선 과열 논란도 일고 있다. 정부가 지난 4월 '발전차익제도 개선안'을 근거로 대형 태양광발전소에 대한 정부 보조금을 30% 삭감키로 한 것도 관련 업계의 불안 요인으로 꼽힌다. 정부 보조금이 없으면 태양광사업의 수지 타산이 맞지 않아,이제 태동단계에 있는 관련 사업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손성태/송형석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