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전략의 일관성과 지역적 특성을 결합시킬 것.상품과 지역의 갭(공백)을 채우는 전략적 인수를 끊임없이 추구할 것.이것이 우리의 조언입니다. "

빌 윈터스 JP모건체이스 IB(투자은행)부문 공동 최고경영자(CEO)는 뉴욕 맨해튼 본사의 집무실에서 기자와 만나 글로벌 IB로 성공하기 위한 조건을 이렇게 제시했다.

그는 "JP모건체이스는 매우 복합적인 메트릭스 조직"이라며 "6개 사업부문은 서로 고객을 공유하면서 전세계로 연계돼 있지만 또한 독립적으로 운영된다"고 말했다. 전세계 100여개국에 걸쳐 3만개의 기업 및 정부기관들을 상대하기 위해 국가별로 모든 사업 부문을 총괄하는 대표들을 배치하고,이들은 홍콩과 런던 등지의 지역본부에 경영 상황을 보고하는 식이다. 윈터스는 "무엇보다 지역에 능통한 전문성 있는 인재를 배치하기 위해 노력한다"며 "동시에 일관성 있는 글로벌 전략을 어떻게 조화시키느냐도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그는 JP모건체이스가 중앙집권적인 조직구조를 갖고 있지 않느냐는 지적에 대해 강한 어조로 "노(No)"라고 말했다. "우리는 결코 본사 위주로 경영하지 않고 있다"며 "뉴욕 런던 홍콩 인도 등지에 있는 6개 금융허브, 45개 지역에 걸쳐 24시간 업무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본사가 일일이 모든 것을 결정한다는 것이 가능하겠느냐"고 오히려 되물었다.

그는 "JP모건체이스도 상업은행에서 성공한 글로벌IB로 변신하는 데 30년이 걸렸다"며 "지역 은행이 글로벌 투자은행으로 발전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에서부터 남미 아프리카 유럽에 이르기까지 모든 지역에 걸쳐 전문성을 갖추기가 힘들고 모든 고객이 만족할 수 있는 통합적인 상품을 제공하기도 쉽지 않다는 점을 그 이유로 꼽았다.

윈터스는 "JP모건체이스가 많은 합병을 통해 성장해온 것은 사실이지만 항상 위험요소와 고객 관리에 집중하는 원칙을 잃지 않았다"면서 "이것이 성공의 비결"이라고 분석했다.

골드만삭스와 메릴린치 등 다른 IB들이 고전하고 있는 것과 달리 JP모건이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것도 이 같은 원칙을 바탕으로 유행을 좇는 거래를 철저히 피하고 비록 소수의 시각이라 하더라도 맞다고 판단되면 냉철하게 유지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의 대형 은행을 비롯한 견고한 아시아 은행들이 앞으로 세계적인 투자은행을 매입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며 "이를 위해 성공적으로 틈새시장을 공략할 수 있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세계적인 은행 간 경쟁구도와 관련,"지금의 위기를 잘 견디면 대형은행들은 보다 많은 기회를 포착할 수 있을 것이며 앞으로도 더욱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BOA(뱅크오브아메리카)나 HSBC가 리먼브러더스나 메릴린치를 인수하는 날이 올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