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 인플레이션 4% 고공비행… 임금인상 촉불땐 고물가 악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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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인상 촉발땐 고물가 악순환
최근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전년동월비)를 넘어서면서 경제 주체들의 인플레이션(물가상승) 기대심리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높은 물가상승세가 계속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아지면서 일부 수출 대기업을 중심으로 근로자들의 임금인상 요구가 격화될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높아진 인건비가 제품값에 반영되면서 또다시 물가가 오르는 '악순환'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기대 인플레이션 지수 4% 넘어
1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2분기 말 기대 인플레이션 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4%를 웃돈 것으로 알려졌다. 한은이 올해 초 내놓은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 지난 1분기 기대 인플레이션은 3.3% 수준이었다. 지난해 3분기까지 3%를 밑돌던 지수는 4분기 3.0%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 1분기 3.3%까지 오른 뒤 최근 4%를 넘어섰다.
기대 인플레이션 지수가 높다는 것은 사람들이 앞으로도 물가가 많이 오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한은 관계자는 "물가상승에 대한 기대심리가 높아지면 임금인상 요구로 이어지거나 극단적인 경우에는 '사재기'를 하는 일까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개인서비스 물가지수가 급등세를 보이고 있는 것도 사회 전반에 확산된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잘 나타내 준다는 평가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1월 전년동월 대비 3.6%로 비교적 안정세를 보였던 개인서비스 물가지수는 4월부터 일찌감치 4%를 넘더니,6월에는 4.8%까지 치솟았다. 이ㆍ미용업 목욕업 노래방 세탁소 등 개인서비스 업주들이 고유가의 영향으로 다른 상품값이 뛰는 것을 보고 덩달아 값을 높게 매겼다는 얘기다.
◆임금인상 요구로 이어질까
전문가들은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근로자들의 임금인상 요구로 이어지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만약 근로자들이 높은 임금인상을 요구하고,이것이 받아들여져 사용자의 인건비 부담이 커지면 다시 물건값에 전가돼 물가가 더 오르는 '물가와 임금상승의 악순환'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주 기자간담회에서 "물가안정을 제1의 목표로 삼는 중앙은행으로서는 (물가상승 압력이 있는) 이 같은 상황이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더 높여 임금상승 압력으로 발전하는 제2차 효과를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물가급등에 따른 임금인상 압력이 아직까지 현실화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노동부가 100인 이상 사업장 6745곳을 조사한 '평균 임금인상률'은 지난 1월 말 7.0%에서 △2월 말 5.7% △3월 말 5.4% △4,5월 말 각각 5.0% △6월 말 5.1% 등으로 하향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문제는 일부 대형 수출업체의 임금인상 요구가 상대적으로 높다는 것이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올해 임단협에서 지난해 인상률(5.4%)보다 높은 7%의 임금인상을 요구했고,대우조선해양 노조도 지난해 인상률 4.6%보다 높은 6.4%를 제시하고 나섰다.
민간연구소 관계자는 "지금 당장은 임금 인상 압력이 크지 않다 하더라도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계속 높아진다면 너도 나도 임금인상을 요구하고 나설 것"이라며 "당국의 물가상승 억제 의지와 정책에 대한 신뢰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기대 인플레이션=경제 주체들이 예상하는 미래의 물가 상승률.한국은행은 전문가와 일반인을 대상으로 '향후 1년간 평균 물가 상승률을 얼마로 예상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져 그 답변을 토대로 매달 기대 인플레이션 지수를 집계한다. 그러나 물가상승 기대심리를 더욱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공식 발표는 하지 않는다.
차기현 기자 khcha@hankyung.com
◆기대 인플레이션 지수 4% 넘어
1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2분기 말 기대 인플레이션 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4%를 웃돈 것으로 알려졌다. 한은이 올해 초 내놓은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 지난 1분기 기대 인플레이션은 3.3% 수준이었다. 지난해 3분기까지 3%를 밑돌던 지수는 4분기 3.0%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 1분기 3.3%까지 오른 뒤 최근 4%를 넘어섰다.
기대 인플레이션 지수가 높다는 것은 사람들이 앞으로도 물가가 많이 오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한은 관계자는 "물가상승에 대한 기대심리가 높아지면 임금인상 요구로 이어지거나 극단적인 경우에는 '사재기'를 하는 일까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개인서비스 물가지수가 급등세를 보이고 있는 것도 사회 전반에 확산된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잘 나타내 준다는 평가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1월 전년동월 대비 3.6%로 비교적 안정세를 보였던 개인서비스 물가지수는 4월부터 일찌감치 4%를 넘더니,6월에는 4.8%까지 치솟았다. 이ㆍ미용업 목욕업 노래방 세탁소 등 개인서비스 업주들이 고유가의 영향으로 다른 상품값이 뛰는 것을 보고 덩달아 값을 높게 매겼다는 얘기다.
◆임금인상 요구로 이어질까
전문가들은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근로자들의 임금인상 요구로 이어지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만약 근로자들이 높은 임금인상을 요구하고,이것이 받아들여져 사용자의 인건비 부담이 커지면 다시 물건값에 전가돼 물가가 더 오르는 '물가와 임금상승의 악순환'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주 기자간담회에서 "물가안정을 제1의 목표로 삼는 중앙은행으로서는 (물가상승 압력이 있는) 이 같은 상황이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더 높여 임금상승 압력으로 발전하는 제2차 효과를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물가급등에 따른 임금인상 압력이 아직까지 현실화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노동부가 100인 이상 사업장 6745곳을 조사한 '평균 임금인상률'은 지난 1월 말 7.0%에서 △2월 말 5.7% △3월 말 5.4% △4,5월 말 각각 5.0% △6월 말 5.1% 등으로 하향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문제는 일부 대형 수출업체의 임금인상 요구가 상대적으로 높다는 것이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올해 임단협에서 지난해 인상률(5.4%)보다 높은 7%의 임금인상을 요구했고,대우조선해양 노조도 지난해 인상률 4.6%보다 높은 6.4%를 제시하고 나섰다.
민간연구소 관계자는 "지금 당장은 임금 인상 압력이 크지 않다 하더라도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계속 높아진다면 너도 나도 임금인상을 요구하고 나설 것"이라며 "당국의 물가상승 억제 의지와 정책에 대한 신뢰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기대 인플레이션=경제 주체들이 예상하는 미래의 물가 상승률.한국은행은 전문가와 일반인을 대상으로 '향후 1년간 평균 물가 상승률을 얼마로 예상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져 그 답변을 토대로 매달 기대 인플레이션 지수를 집계한다. 그러나 물가상승 기대심리를 더욱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공식 발표는 하지 않는다.
차기현 기자 kh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