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8월1일 계약분부터 자동차 내수 판매가격을 평균 1.9% 올린다. 차종별 인상폭은 결정되지 않았지만, 30만~100만원 선이 될 것으로 전해졌다.

해외 판매가격도 2%가량 올리기로 했다. 현대차 발표를 계기로 이미 가격 인상 방침을 공식화한 기아자동차와 르노삼성은 물론 GM대우 쌍용자동차 등 다른 완성차 업체들도 조만간 가격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15일 원자재값 급등으로 재료비 부담이 크게 늘어 차값 인상 없이는 위기 극복이 어려울 것으로 판단,전 차종의 국내외 판매가를 일괄 인상키로 했다고 밝혔다. 다만 생계형 차량인 1t 트럭과 중ㆍ대형 상용차는 경유값 급등에 따른 소비자 부담 급증을 고려해 인상폭을 평균 1%로 결정,승용차 인상률(평균 1.9%)보다 낮게 잡았다고 설명했다. 가격 인상은 8월1일 계약분부터 적용되며 7월 말까지 계약하면 인상 전 가격을 적용받는다.

수출 가격도 평균 2% 인상된다. 현대차는 미국 시장에서 지난 1일부터 엘란트라(아반떼의 현지명) 판매가를 2.1% 올리는 등 일부 차종 가격을 올렸고 8월 중 추가로 전 차종의 가격을 올리기로 했다. 미국 이외 시장에 대해선 8월부터 공급가(FOB 기준)를 평균 2% 올려 현지 판매가도 비슷한 비율로 조정되도록 할 방침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하반기 자동차 내수시장 침체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가격을 올리면 수요를 더욱 위축시킬 우려가 있지만,차값 인상 없는 경영 효율 개선만으로는 더 이상 버티기 힘들어 고육지책으로 소폭의 가격 인상을 단행키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자동차의 주 재료인 철판 가격이 연초 대비 60%나 급등했고 주물 제품과 타이어,부품 운송비 등도 20% 안팎 올랐다고 밝혔다.

김수언 기자 soo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