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 동안의 설계ㆍ감리 노하우를 바탕으로 태양광 등 에너지 전문기업으로 거듭나겠습니다. "

조기식 휴다임 총괄사장(52)은 설계ㆍ감리 등 건축사 사무소에서 잔뼈가 굵은 CEO(최고경영자)다. 김황평 회장을 도와 휴다임(옛 한성종합건축사사무소)을 국내 대표적인 건축사 사무소로 키운 것도 그였다. 휴다임은 강원랜드의 하이원콘도를 설계하는 등 건설업계에서는 알아주는 건축사 사무소다.

하지만 조 사장은 여기에만 안주하지 않고 휴다임의 변신을 주도하고 있는 것.앞으로 무궁무진하게 커질 에너지 분야 사업의 시장성을 간파한데 따른 것이다.

조 사장은 "설계와 감리만으로는 회사를 키우는데 한계가 있는 만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에너지 분야를 찾았다"고 말했다. 김황평 회장도 "회사를 끌고 가는 바퀴가 많아야 넘어지지 않고 앞으로 나갈 수 있다"며 휴다임을 변신시키려는 조 사장의 노력에 힘을 실어줬다.

휴다임이 에너지 분야에 뛰어든 것은 2005년.ESCO(Energy Service Companyㆍ에너지절약 전문기업)로 불리는 에너지 절감사업과 태양광 발전사업을 타깃으로 삼았다. ESCO란 전기 사용량이 많은 저효율 기기를 고효율 기기로 교체해 에너지 소모량을 줄이는 사업이다. 지방자치단체들이 전기료를 아끼기 위해 150~250W 규격의 가로등을 75W로 바꾸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조 사장은 "절감되는 전기료로 수년 내에 교체비용을 충당할 수 있다는 매력 때문에 전국 지자체들이 앞다퉈 램프 교체 사업에 나서고 있다"며 "기술 발달 덕분에 전력을 낮춰도 밝기에는 별다른 차이가 없다"고 소개했다.

휴다임은 지금까지 전국의 가로등 및 보안등 2만여개를 고효율 기기로 교체하며 이 분야의 '톱10' 기업으로 자리매김한 상태다. 휴다임은 아울러 서울대 의과대학의 냉난방기기 교체공사를 벌이는 등 ESCO 사업의 영역을 넓혀나가고 있다.

태양광 발전사업도 휴다임이 미래 성장동력으로 꼽은 분야다. 휴다임은 이미 올초 전북 장수에 1㎿ 규모의 태양광 발전소를 건립했으며,올해 3㎿ 규모의 발전소를 추가로 지을 계획이다.

조 사장은 "태양광 사업의 성패를 가르는 핵심 경쟁력은 일사량이 많은 지역을 확보한 뒤 관련 시설과 설비를 완벽하게 시공하는데 있다"며 "휴다임은 24년간 축적한 측량 설계 감리 노하우와 400명에 달하는 전문인력 등 태양광 발전사업에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휴다임은 장수 태양광발전소를 건설하면서 자체 인력을 활용해 부지선정과 측량 설계 감리 등을 진행했다.

휴다임은 지난해 490억원 수준이었던 매출액을 올해 900억원 규모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 중 450억원가량은 ESCO 태양광 등 에너지 분야에서 거둔다는 구상이다. 2010년에는 에너지 분야에서 90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설계ㆍ감리 분야에서 600억원을 벌어들여 전체 매출액을 1500억원으로 확대한다는 비전도 세웠다.

조 사장은 "에너지 및 환경사업 분야는 대기업에서 관심을 가지지 않는 50억~100억원짜리 프로젝트가 수두룩하다"며 "태양광에 이어 음식물쓰레기를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사업도 추진하는 등 신재생 에너지사업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