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기업에 투자하고 있는 A씨는 상장사들이 2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요즘 '어닝시즌'이 오히려 짜증스럽다. 유가증권시장 대형업체들은 미리 발표일을 정해 좋은 실적을 내놓으며 침체된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지만 코스닥기업은 실적을 언제 발표하는지조차 알지 못해 답답하기 짝이 없기 때문이다.

2분기 및 상반기 실적발표일을 예고한 대형사는 30여개에 이르지만,코스닥기업은 SNH와 제너시스템즈 단 두 곳뿐이다. 지난 1분기 결산 때도 유가증권시장에서는 82개사가 실적발표일을 투자자들에게 미리 알려줬지만 코스닥시장에선 13개사에 그쳤다. 두 시장은 상장사가 각각 1000개 수준으로 비슷한 것을 감안하면 코스닥기업들은 일반투자자들을 거의 배려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을 받을 만하다.

더욱이 코스닥시장은 유가증권시장에 비해 증권사들의 관심권에서 벗어나 있는 종목들이 더 많다. 이런 상황에서 씨티 보잉 같은 해외기업의 실적발표일은 아는데 자신이 투자하고 있는 기업의 실적은 언제 나오는지를 모르는 형편이니 일반투자자들로선 속이 탈 수밖에 없다.

기업실적 관련 업무를 맡고 있는 증권사 한 관계자는 "적지 않은 코스닥기업들이 납품하는 대기업의 눈치를 보느라 해당 기업의 실적이 나온 뒤에야 실적을 발표하기 때문에 미리 정확한 일자를 정하기가 어려운 실정"이라고 전했다.

그렇더라도 많은 일반투자자들이 관심기업의 실적을 알아보려고 인터넷 증권정보사이트 등에 떠도는 출처 불명의 자료에 눈을 돌리고 있는 현실을 감안하면 지금 같은 코스닥기업들의 '깜깜이' 실적발표는 분명히 개선돼야 한다. 이를 통해 투자자들의 신뢰도 높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3년째 분기마다 실적예고 공시를 하고 있는 SNH의 장명 팀장은 "투자자들에게 가능한 한 빨리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실적이 좋든 나쁘든 정기적으로 결과를 내놓고 있다"며 "투자자들의 반응도 좋다"고 말했다. 스스로 투자자들의 마음을 끌어오려는 코스닥기업들의 노력이 아쉽게 여겨지는 어닝시즌이다.

조재희 증권부 기자 joyj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