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가 경영권을 확보한 세계 최대 크루즈선 건조회사인 아커야즈가 내년 9월 사상 최대 규모의 초호화 크루즈선을 선보인다. 이번에 건조되는 크루즈선의 길이는 360m로 파리 에펠탑을 누인 것보다 40m가량 더 길다.

STX는 15일 "아커야즈의 핀란드 조선소인 '아커야즈 투르크'가 내년 9월과 2010년에 세계 최대 규모의 크루즈선 두 척을 건조해 미국 크루즈 선사인 로열 캐리비언에 인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선박에는 승객 5000명과 승무원 3400명 등 8400명까지 탑승할 수 있다.

배 중앙 부분에는 '센트럴 파크'라고 이름 붙여진 축구장 크기의 실내공원이 들어선다. 센트럴 파크는 천장이 열려 있는 구조로 만들어진다. 주변에는 식당 카페 상점 등이 들어서 선상에서 도심 공원을 걷는 듯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크루즈선 탑승객들은 센트럴 파크에서 일광욕을 하고 별빛 아래서 각종 콘서트를 감상하는 등 기존 크루즈선 여행에서는 접할 수 없었던 다양한 서비스를 즐기게 된다고 아커야즈는 설명했다.

센트럴 파크 양쪽에는 각각 6층 규모의 타워형 호텔이 들어선다. 호텔에는 공원을 내려다 보는 특실 334개와 발코니가 딸린 객실 254개가 갖춰진다.

이 선박을 만드는 데 들어가는 비용은 총 12억4000만달러(약 1조2400억원).현재 건조 중인 선박 가운데 최대 크기인 1만30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컨테이너선(1700억~1800억원)에 비해 7배가량 비싼 셈이다.

STX 관계자는 "배 위에 공원을 만들려면 흙의 양을 정확히 측정하고 완벽한 배수 시스템도 갖춰야 하며,선박운항 때 공원이 너무 센 바람에 노출되지 않게 설계해야 하는 등 최첨단 기술이 필요하다"며 "크루즈선 건조 역사에 한 획을 긋는 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만들어진 세계 최대 선박은 일본 스미토모가 1979년 만든 유조선 '녹 네비스(Knock Nevis)'로 길이가 485.5m에 달한다. 현재는 선체가 노후돼 운항은 하지 않고 유류 탱크로 활용되고 있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