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융자 잔액이 연중 최저치로 떨어지고 고객예탁금이 급감하는 등 개인투자자들의 투자심리가 극도로 위축되고 있다.

신용경색 위기와 인플레이션 등 해외변수로 증시가 연일 휘청거리자 개인투자자들이 소극적인 자세로 돌아섰다는 분석이다.

15일 증권업협회에 따르면 고객이 증권사로부터 돈을 빌려 주식을 사들인 신용융자 잔액은 지난 14일 현재 3조211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6월 말 4조102억원에 비해 7988억원 줄어든 것으로 연중 최저수준이다.

신용융자 잔액은 지난해 5월 증권사들이 미수거래를 제한한 이후 한때 7조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그러나 올해 주식시장이 약세를 면치 못하자 신용거래 규모가 급감했다.

특히 최근에는 신규로 신용계좌를 개설하려는 투자자들이 거의 없는 실정이다. 박병주 증권업협회 상무는 "개인투자자들이 돈을 빌려 주식 투자를 하기엔 시장 상황이 좋지 않다고 판단해 신용거래를 줄이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아직 증권사가 반대매매를 통해 신용거래를 청산하는 상황은 아니다"고 전했다.

실제 증권사들의 무담보 미수채권액은 지난 10일 현재 339억원으로 지난해 말 338억원과 비슷한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

개인들이 투자를 위해 증권계좌에 넣어둔 주식매수 대기자금인 고객예탁금도 여전히 10조원을 밑돌고 있다. 고객예탁금은 지난 14일 현재 9조5658억원으로 이달 들어 소폭 상승했지만 불과 50일 전인 지난 5월20일의 11조3892억원에 비해 1조8000억원 넘게 급감한 상태다.

이선엽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올 들어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와 경기둔화 우려가 글로벌 증시의 발목을 잡는 현상이 반복되면서 개인투자자들의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된 상태"라며 "최근 외국인들의 매도물량을 개인들이 소극적으로 소화하고 있는 상황도 증시 하락폭을 키우고 있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