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세계적 광고기업인 WPP그룹이 영국 시장조사업체 TNS 인수를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TNS는 WPP의 거듭된 인수ㆍ합병(M&A) 제의를 거절하고 있어 향후 추이가 주목된다.

미국 광고전문지 애드버타이징 에이지는 14일 WPP그룹이 TNS의 현 주가 대비 약 52%의 프리미엄을 얹은 21억3000만달러(약 2조1434억원)의 인수 가격을 내걸고 TNS에 대한 적대적 M&A를 선언했다고 밝혔다. 지난 5월 최초 인수 제의 이후 두 달 만에 몸값을 2억6000만달러나 올린 것이다. WPP그룹은 TNS 인수에 성공하면 그룹 내 정보컨설팅 계열사인 칸타르와 TNS를 합병시켜 마켓리서치 분야 시장점유율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TNS와 칸타르가 한지붕 아래 있게 될 경우 현재 마켓리서치 분야 1위인 미국 AC닐슨에 이어 세계 2위의 대형 시장조사업체가 탄생하게 된다.

하지만 TNS는 지난달 초부터 독일의 시장분석 컨설팅회사 GfK와 주식 맞교환 방식의 합병을 추진하며 WPP그룹의 인수 제안에 맞서고 있다. 도널드 브라이든 TNS 회장은 "WPP그룹의 가장 큰 인수 시도 목적은 계열사인 칸타르를 키우는 것이므로 TNS에 유리할 게 없다"며 "GfK와의 합병은 세계 마켓리서치 시장에서 TNS의 영향력을 더욱 높일 것이며 양사 통합을 통해 연간 1억5200만달러 규모의 비용절감 효과도 기대된다"고 주장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WPP와 TNS 간 M&A 공방이 세계 광고 및 마켓리서치 업계의 지각변동을 예고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크레디트스위스의 미디어 분야 분석가인 사이먼 베이커는 "세계적인 광고시장 침체가 이어지면서 생존을 위한 광고업계의 몸집 불리기가 가속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