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신정아 사건' 이후로 기업들의 미술·전시 분야에 대한 지원금이 대폭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메세나협의회(회장 박영주)가 15일 발표한 '2007년도 기업들의 문화예술 지원 현황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미술품 구입,설치비용 및 전시지원 금액은 115억원으로 전년(615억원)에 비해 81%나 감소했다. 메세나협의회는 2007년 조사부터 미술관의 컬렉션 비용을 '인프라 비용'으로 산정했기 때문이라고는 설명했지만 2006년 산정 기준으로 계산해도 138억원 정도 줄어들어 '신정아 사건'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국내 기업들의 문화예술 지원 총액은 1876억3000만원으로 2006년 1840억1800만원에 비해 1.96%(36억원) 증가하는데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불투명한 경기 여건으로 지원액이 많은 상위 기업들이 예산을 보수적으로 운영했고 신규 지원 기업들의 지원액도 크게 늘지 않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기업 중에서는 현대중공업이 4년 연속 1위에 올랐다. 현대중공업은 울산 현대예술관 운영과 문화나눔사업에 집중 지원한 것으로 조사됐다. 2위는 문화센터 예술교육 및 음악회를 진행한 삼성테스코홈플러스,3위는 기초예술 장르별 지원사업을 한 SK텔레콤,4위는 교향악 축제와 예술교육을 지원한 한화그룹,5위는 효자아트홀(포항)과 백운아트홀(광양) 등을 운영한 포스코가 각각 차지했다.

문화재단 중에서는 리움 등 미술관을 운영해온 삼성문화재단이 작년에 이어 1위에 올랐다. 2위는 문화복지 사업을 진행한 LG연암문화재단,3위는 음악영재 발굴사업을 벌인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이 차지했다. 4위는 CJ문화재단,5위는 가천문화재단이었다.

이번 조사는 국내 매출액 상위 500대 기업과 메세나협의회 회원사를 대상으로 이뤄졌으며,총 403개사의 조사 결과가 반영됐다.

박영주 회장은 "기업의 예술 지원은 경기 상황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분야"라며 "고유가,환율 상승 등으로 인해 올해 경기 전망이 어둡고 기업들의 채산성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이라 지원 활동이 위축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