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 세워지고 있는 알 나심(Al Naseem) 타워.이 건물에는 LG전자의 홈네트워크,빌트인 가전,시스템 에어컨 등이 들어간다. 개발업체가 각각의 사업을 분리해 사업자를 모집했음에도 불구,LG전자가 3개 사업을 모두 따냈다. 뒤이어 LG화학도 이 건물에 건자재를 공급하는 업체로 선정됐다. LG전자 관계자는 "같은 회사가 가전제품과 솔루션,건자재 등을 공급해야 통일성 있는 인테리어가 가능하고 성능도 좋아진다는 논리로 개발사를 설득했다"고 설명했다.
◆가전제품과 아파트, 패키지로 판다
LG전자가 홈네트워크로 연결된 빌트인 가전제품과 인테리어 용품,주택관리 솔루션 등을 하나로 묶어 부동산 개발사업자에게 판매하는 'B2B(Business to Business)'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B2B 사업은 가전(DA)사업부 솔루션사업팀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솔루션사업팀의 올해 예상 수주액은 2000억원 이상이다. 2002년 홈네트워크 사업을 시작한 이후 연간 1000억원 이상을 수주한 적이 없던 것을 감안하면 그야말로 '고속 질주'다. LG전자는 최근 시스템 에어컨 분야의 강자로 꼽히는 지멘스,빌딩제어 솔루션 전문기업인 하니웰 등과 기술제휴를 맺었다. 부족한 기술은 외부에서 들여오는 방법으로 B2B 사업을 빠른 속도로 강화하겠다는 포석이다.
김용환 솔루션사업팀 팀장은 "LG전자의 가전사업뿐 아니라 계열사의 인테리어,조명,솔루션 사업 등을 합해 새로운 패키지 상품을 개발하는데 주력하고 있다"며 "패키지형 상품은 고급 아파트에 공급되기 때문에 가전제품을 단품으로 판매할 때보다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두바이 중국 인도 등에서 B2B 사업 확대
LG전자는 두바이와 중국 등을 집중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두바이는 1년에 2~3개월가량 머무르는 유럽인들을 겨냥한 고급 아파트들이 즐비하다. 이들은 유럽에 머무르면서 두바이 아파트의 안전 상태를 점검하고 로봇청소기 등의 가전제품을 조작하기를 희망한다. 첨단 홈네트워크 시스템으로 연결된 빌트인 가전제품 관련 시장이 빠르게 성장할 수밖에 없는 환경인 셈이다.
중국 시장도 급속히 커지고 있다. 항저우,샤오싱,닝보 등에 고급 아파트를 건설하고 있는 쿤허그룹이 LG전자의 중국 측 파트너다. 이 회사 관계자는 "향후 인도 미국 등을 적극적으로 공략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LG전자의 제품으로 홈네트워크를 구성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개발 사업자의 요청이 있을 경우 타사 제품을 섞어 시스템을 설계하기도 한다. 2012년 완공 예정인 두바이의 '스마트시티'가 대표적인 사례.스마트시티는 애플사의 아이팟 MP3플레이어를 가족의 숫자에 맞춰 지급하고 가정 내에 이이팟 시스템과 연동해 실시간으로 음악을 다운로드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출 예정이다.
LG전자는 이 계획에 맞춰 자사와 애플사의 제품을 조합해 홈네트워크를 구성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