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삼성SDI가 이달 말께 '꿈의 디스플레이'로 불리는 능동형 유기 발광 다이오드(AM-OLED) 합작 생산법인을 설립하는 방안을 확정짓는다. 그동안 두 회사가 제각각 추진해왔던 OLED 사업을 하나로 합쳐 시너지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다. 이에 따라 향후 세계 OLED 시장에서 삼성전자-삼성SDI 합작법인과 LG디스플레이, 소니.도시바 등 일본 전자업체 간 주도권 다툼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삼성전자-SDI, 왜 합작하나


15일 삼성그룹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삼성SDI는 이르면 25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가칭)'라는 AM-OLED 합작법인을 설립하는 안건을 처리할 예정이다. 이어 삼성SDI는 9월 이후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합작법인 설립을 최종 승인받는다. 합작법인은 삼성전자 LCD총괄 내 모바일LCD사업부와 삼성SDI의 OLED사업부를 합치는 형태로 설립된다. 합작법인 지분은 두 회사가 50대 50으로 나눠 가질 예정이다.

두 회사가 합작법인을 세우기로 한 것은 그룹 내 중복사업을 정리해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해서다. 앞서 삼성그룹은 2001년부터 이들 두 계열사를 통해 OLED 개발을 동시에 추진했다. 삼성전자는 LCD총괄 내 모바일LCD 사업부에서 10인치 이상 중대형 OLED를 개발하고, 삼성SDI는 10인치 미만 소형 OLED를 개발하도록 한 것.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2005년 21인치, 40인치 TV용 OLED를 개발했고 삼성SDI는 작년 9월 세계 최초로 소형 OLED 양산 공장을 천안에 세웠다. 특히 삼성SDI는 세계 소형 OLED 시장에서 70%에 육박하는 성과를 올렸다.

하지만 작년부터 OLED 시장에 일본과 대만 업체들이 속속 뛰어들면서 삼성그룹 내에서 전자와 SDI로 이원화된 OLED 사업을 일원화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됐다. SDI가 지닌 양산 기술 및 개발력과 삼성전자의 대형 제품 개발력 및 자금력이 합쳐질 경우 향후 OLED 시장 주도권을 선점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OLED 시장 주도권 경쟁 가열




두 회사가 합작법인을 설립키로 함에 따라 세계 OLED 시장을 둘러싼 주도권 다툼도 한층 가열될 전망이다. 시장조사기관인 디스플레이 서치에 따르면 세계 OLED 시장규모는 올해 4억5095만달러에서 2012년 42억4485만달러로 10배 가까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휴대폰용 디스플레이에 쓰이는 5인치 미만 중소형 제품 위주에서 2~3년 내 40인치 이상 대형 제품으로 빠르게 확대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최근 세계 주요 전자업체들이 OLED 사업에 속속 진출하고 있는 추세다.

대표적인 곳이 LG그룹.LG는 지난해까지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로 이원화돼 있던 OLED 사업을 올해 5월 LG디스플레이로 일원화했다.

일본 전자업체들도 최근 OLED 시장에 뛰어들었다. 소니와 샤프,도시바,마쓰시타 등은 최근 일본 정부의 주도 아래 2012년까지 35억엔을 들여 40인치 OLED패널 기술을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 2000년 초반 LCD패널 투자를 미루다 한국 업체에 주도권을 빼앗겼지만 OLED 시장 주도권만큼은 빼앗기지 않기 위해서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


◆OLED(유기발광다이오드)=LCD(액정표시장치)를 대체할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꼽힌다. LCD는 액정 위에 영상을 표현하기 위해 백라이트유닛(BLU)이라는 별도의 광원(光源) 장치가 필요하다. 하지만 OLED는 스스로 빛을 내는 형광물질을 사용하기 때문에 광원장치가 필요없다는 게 특징이다. LCD에 비해 TV 등의 두께가 더 얇고 선명하며 전력소모도 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