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공기업 지방 이전,혁신도시 건설 등 참여정부 발(發) 지역균형발전 방안을 재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지리적 집적을 완화시키기보다는 집적에 따른 이득을 이용하는 것이 더 바람직할 수 있다"는 의견을 밝혀 주목된다. KDI는 또 우리나라의 지역 간 불균형이 다른 나라에 비해 양호한 편이라는 의견도 제시했다.

김광호 KDI 연구위원은 15일 서울 동대문구 회기로 KDI 대회의실에서 열린 '2008 KDI국제회의'에서 "경제활동의 지리적 집적은 요소의 이동성과 운송비용 하락에 따라 나타나는 자연적인 현상이며,이를 인위적으로 완화시키기보다는 집적에 따른 이득을 이용하는 것이 더 바람직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역 간 절대적 격차,특히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격차에 초점을 맞춰온 우리나라의 지역정책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며 "향후 지역개발 정책은 지역 간 격차 완화보다는 지역의 자생적 성장과 소득기반 창출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연구위원은 "지니계수로 측정한 우리나라의 지역 간 불균형은 1990년 중반까지 개선되는 추세를 보이다가 외환위기 이후 다소 심화하고 있다"며 "그러나 소비로 측정한 불균형은 양호한 수준인 데다 지속적으로 개선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이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소득과 인구집중도는 상당히 높은 수준이지만,소득의 지역 간 격차는 그다지 크지 않고 소득성장률 실업률 등의 지역 간 불균형도 양호한 편"이라고 진단했다.

김인식 기자 sskis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