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최근 증시가 급락할 때마다 코스피200지수 선물을 대거 사들이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반적으로 증시 하락이 예상되거나 급락세를 보이면 지수선물을 매도해야 수익을 낼 수 있지만 이와는 상반된 행보여서 주목된다.

증시 전문가들은 선물지수가 급락한 데 따른 저가매수와 함께 대차거래를 늘리기 위한 헤지 차원에서 선물을 사들이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외국인들은 코스피지수가 3% 넘게 급락한 15일 1만663계약의 지수선물을 순매수했다. 이는 외국인이 1만2872계약의 지수선물을 순매수했던 작년 9월19일 이후 가장 많은 규모다.

이 같은 외국인의 지수선물 매수세는 코스피200지수가 193까지 하락하자 단기 바닥으로 보고 상승 쪽으로 베팅한 것이란 분석이다. 최창규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1만계약 중 절반 이상이 처음으로 선물을 사들이는 신규 매수"라며 "선물지수가 단기 급락하자 외국인이 상승 방향에 베팅한 것"으로 진단했다.

외국인 선물 매수가 올 들어 급격히 증가한 대차거래와 관련이 있다는 분석도 있다. 대차거래는 주식을 빌려 매도한 뒤 1년 안에 다시 사서 갚는 거래로 주가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을 때 증가하는 경향이 있는데,이 대차거래분을 헤지하기 위해 지수선물을 이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대차거래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외국인은 증시가 상승세로 돌아설 경우 리스크에 대한 헤지가 필요할 수밖에 없다"며 "이에 따라 증시가 상승하면 수익을 내는 지수선물을 증시가 급락할 때마다 사들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 외국인은 이날 뿐 아니라 코스피지수가 3% 가까이 급락했던 지난 8일 4828계약의 지수선물을 순매수했으며,2.53% 빠졌던 지난 2일에도 3468계약의 지수선물을 사들였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