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가에 '이외수 신드롬'이 일고 있다. 괴짜 소설가로 유명한 이외수씨(62·사진)는 베스트셀러 ≪하악하악≫(해냄출판사)으로 대형 서점가를 점령한 데 이어 방송가와 인터넷,광고계까지 장악하면서 최고 인기를 누리고 있다.

지난 3월 출간된 ≪하악하악≫은 온·오프라인서점의 종합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하며 판매 부수 25만부를 넘어섰다. 이 책은 지난해 인터넷에 이외수 전용 커뮤니티를 개설하고 매일 쓴 5~10꼭지의 글 가운데 260꼭지를 모아 펴낸 것.제목의 의미는 '거친 숨소리를 흉내낸 의성어이자 세상 살이가 힘들어도 크게 숨을 쉬고 열심히 살아보자는 의도가 담긴 말'이다.

지난달 MBC '무릎팍도사'에 출연한 뒤 판매 부수가 3배 가까이 늘어났다. 첫 방송이 나간 주에만 2배로 증가했고 2부가 방송된 뒤 종합베스트셀러 1위에 오른 것.지금도 1주일에 1만7000~2만부가 나가고 있다.

이와 함께 ≪벽오금학도≫ ≪여자도 여자를 모른다≫ ≪글쓰기의 공중부양≫ 등 이미 출간한 책들도 판매 상승세를 타고 있다.

그는 오는 21일부터 방송되는 MBC 시트콤 '크크섬의 비밀'에 선장역으로 출연할 예정이며,SK텔레콤의 CF 광고모델로도 활동하고 있다. 인터넷 사이트에서는 연일 검색 순위 상위권에 오르는 '꽃노털 옵하'(꽃미남 노인 오빠)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이외수 신드롬의 가장 큰 요소는 '재미'다. ≪하악하악≫의 문장들은 젊은 세대의 감성 언어와 곧바로 소통한다. 그가 인터넷에 다는 댓글도 마찬가지.문학에 관한 진지한 질문과 작문 평가를 부탁하는 글들이 하루에도 수십 건씩 올라오고 장난 섞인 말이나 욕도 등장하지만 그는 이를 재치있게 받아넘긴다.

예를 들어 "야한 동영상을 다운받았는데 예전에 본 거예요. 어떡하죠?"라는 질문이 올라오면 "공유하세요. 자비로운 자가 됩니다"라고 댓글을 단다. 최근에는 방송에서 "야한 동영상을 통해 인터넷을 익혔다"고 깜짝 고백하며 친근감을 과시했다.

그러나 '악플'에 대해서는 단호하다. 그는 몇 년 전 20대 초반의 한 악플러가 홈페이지 게시판에 비방글을 하루 1만4000건까지 도배하자 '인터넷 구더기'라고 했다가 명예훼손으로 고소를 당했다. 그래서 '없는 명예를 어떻게 훼손하느냐'고 했다가 또 고소당했다. 결국 악플을 뿌리뽑아야겠다는 생각에 그도 고소해 법정에서 실형을 선고받게 했다.

그의 '인터넷질'은 주로 밤에 이뤄진다. 글을 쓸 때도 야행성이지만 인터넷 검색도 '야밤'에 '올인'하는 편.그의 몸무게가 45㎏밖에 안 되는 이유도 야행성 때문이라고 주변 사람들은 놀린다.

그는 또 독자들과의 스킨십을 즐기는 작가다. 온·오프라인을 넘나들며 젊은이들과 교감하고 시대 정신을 공유하기 위한 '대화'에 매우 적극적이다.

오는 19일에는 예스24와 해냄출판사의 주선으로 강원도 화천의 감성마을에 있는 자신의 집으로 독자 30명을 초청,만남의 시간을 갖는다. 이번 행사에서 그는 작가와의 대화뿐만 아니라 탁구대회,바비큐 파티 등도 준비했다. 특히 점심식사와 저녁 바비큐 파티는 미스 강원 출신의 부인과 함께 직접 마련했다.

고두현/박신영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