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철현 주일 한국 대사가 15일 일본이 학습지도요령 해설서에 독도 영유권을 명기한 데 대해 일본 외무성을 찾아가 강력히 항의했다. 권 대사는 외무성 항의 방문을 마치고 대한항공 편으로 한국에 돌아왔다. 이날 오후 9시50분 김포공항에 도착한 권 대사는 기자들과 만나 "대단히 실망스럽기도 하고 우리의 진정성이나 그동안의 노력이 이렇게 짓밟혀 버리나 싶어 어처구니 없는 심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구체적인 예를 들며 조치를 촉구했다"면서 "일본도 조치가 없는 한 정상적인 외교관계 복원이 어렵다는 것을 잘 알고 있으니 태도 변화가 있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권 대사는 귀국 즉시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을 만나 상황을 보고했다. 16일에는 한승수 국무총리와 김성환 외교안보수석에게도 보고할 계획이다.

권 대사는 이에 앞서 일본 외무성을 방문,야부나카 사무차관을 만나 "독도는 역사적 지리적 국제법적으로 명백한 대한민국 고유영토"라고 강조했다. 이어 일본 정부가 발표한 중학교 사회과 학습지도요령 해설서에 기술된 독도 관련 내용을 즉각 시정할 것을 강력히 요청했다.

권 대사는 "일본 정부의 조치는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려는 우리 정부의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심히 유감스러운 것"이라며 "이번 조치로 일본 정부가 한ㆍ일관계 및 국제관계에서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오히려 더 많을 것으로 본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일본 측은 "한·일관계가 삐걱거리는 걸 절대 원치 않는다"며 "양국의 입장 차이에 대해 쌍방이 냉정하게 대처해 신시대를 향해 협력하는 게 중요하다"고 답했다.

권 대사의 항의 방문 및 일시 귀국 조치는 우리 정부가 쓸 수 있는 가장 강력한 항의 표시로 해석된다. 우리 정부로서는 권 대사를 사실상 소환에 가까운 일시 귀국 조치를 하는 등 강경책을 전면에 내세우며 일본을 압박하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측이 반응을 보이지 않을 경우 현재로선 뾰족한 해결책이 없다는 점이 고민거리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