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 위탁매매 경쟁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수수료면 수수료,서비스면 서비스,어느 하나 소홀히 할 수 없는 상황이다. 내년 2월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을 앞두고 증권사들이 속속 신설되는 마당에 자칫 방심하다가는 시장을 고스란히 뺏길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2~3년간 증권사들이 IB(투자은행) 부문이나 자산운용 부문을 강화해 위탁매매 수익 비중이 많이 떨어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전체의 60%를 넘을 정도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 4월 하나대투증권은 은행 연계 계좌에 대해 업계 최저 수수료율인 0.015%를 제시하며 증권업계 수수료 경쟁에 불을 댕겼다. 한국투자 동양종금 키움 이트레이드증권 등도 뒤늦게 수수료 인하에 동참했다.

수수료 인하 경쟁에 뛰어들지 않은 증권사들은 보다 나은 서비스로 승부를 건다는 전략이다. 수수료율은 상대적으로 높지만 계좌 수익률 관리에 최선을 다함으로써 고객 만족을 극대화한다는 얘기다. 특히 홈트레이딩 시스템(HTS) 업그레이드를 통해 거래의 편의성이나 자신만의 차별화 서비스를 제공해 고객 잡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더 저렴하게…온라인 수수료 0.015% 확산


증권사는 고객이 주식을 사고팔 때마다 위탁매매 수수료를 뗀다. 증권사별로 주식이나 선물.옵션별 금액에 따라 서로 다른 수수료 체계를 적용하고 있다. 증권사 객장에서 주문을 내는 경우와 HTS,전화 주문,ARS(자동응답 시스템) 등에 따라서도 다르다.

업계 최저 수수료는 온라인 거래일 경우 0.015%다. 하나대투증권은 지난 4월 은행 연계 계좌인 '피가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온라인 거래 수수료율을 업계 최저로 낮췄다.

한국투자증권의 은행 연계 계좌 서비스인 '뱅키스'도 같은 요율을 적용하고 있으며 동양종금증권은 은행 연계 계좌일 경우 0.015%,지점 개설 계좌일 경우 0.019%를 받고 있다.

온라인 전용 증권사인 키움과 이트레이증권 등도 0.015%를 적용하고 있다.

윤수영 키움증권 전무는 "키움의 성장에는 기본적으로 최저 수수료가 자리잡고 있다"며 "어떤 경쟁자가 나타나더라도 최저 수수료와 최고 서비스의 원칙을 지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대우증권은 지난달 은행 연계 계좌 서비스 '다이렉트 we'를 출시하면서 석 달간 위탁매매 수수료를 아예 받지 않기로 했다.


◆더 만족하게…고객 수익 제고·만족도 향상


지난 4~5월 증권가에 불어닥친 수수료 인하 폭풍 속에서도 꿋꿋이 수수료율을 유지한 증권사들도 여러 곳이다. 이들 증권사는 증권 유관기관의 수수료 20% 인하 결정에 따라 이 부분만을 수수료율에 반영했다.

정영완 삼성증권 투자전략센터장은 "위탁매매는 전체 PB(프라이빗뱅킹) 서비스의 한 부분으로 인식하고 있다"며 "무차별적인 수수료 인하는 고객의 과도한 매매로 이어져 결국 수수료보다 몇 배나 많은 거래 관련 비용을 부담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이 증권사는 고객과 회사가 모두 '윈윈'한다는 전략에 따라 맞춤형 정액 베이스의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현대증권은 고객 수익률을 제고하고 보다 체계적인 고객관리로 위탁 영업을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굿모닝신한증권은 '굿아이프로페셔널' 제도를 통해 거래 금액 규모가 큰 고객에게는 협의 수수료를 제공하고 있으며 자체 CRM(고객관리) 시스템으로 체계적인 대고객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더 똑똑하게…HTS기능 한단계 업그레이드


HTS를 통한 주식거래 비중은 전체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여전히 높다. 특히 온라인 수수료가 일반 수수료에 비해 20배 이상 저렴하다 보니 개인의 온라인 이용률은 꾸준히 70%를 넘고 있다. 증권사들은 온라인 고객을 공략하기 위해 똑똑해진 HTS로 끊임없이 진화해 가고 있다.

온라인 트레이딩 서비스 평가 업체인 스톡피아는 최근 2008년도 2차 평가 결과를 내놨다. 한국투자증권 'e프렌드'가 최우수상을 차지했으며 현대 대신 굿모닝신한 하나대투 대우증권 등이 'AAA'를 획득했다.

e프렌드는 주식 선물옵션 ELW(주식워런트증권) 금융상품 리서치 자산관리 등의 서비스를 원활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콘텐츠를 강화했다. '인공지능검색' '미래주가예측' 등을 통한 다양한 맞춤 검색도 가능하다. 대신 'U-사이보스'는 사용자 중심의 맞춤 HTS를 통해 개인별 주문 및 서비스 환경을 구성할 수 있도록 했으며 '포트폴리오닥터'를 통해 효과적인 자산관리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홍대한 대신증권 영업기획부장은 "U-사이보스가 국내 최초 사이버 누적 거래액 3400조원을 돌파하며 대한민국 온라인 매매를 선도해 왔다"며 "최강의 사용자 중심 프로그램이라는 명성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