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판 싸이월드로 잘 알려진 세계 최대 인맥관리(SNSㆍ소셜 네트워킹 서비스) 사이트 마이스페이스가 이번엔 영화 제작에 나서 화제가 되고 있다고 미 시사주간지 포천이 15일 소개했다.

마이스페이스는 지난해 2월부터 약 1년3개월 동안 200만달러를 들여 영국 영화사인 버티고필름 필름4 등과 공동으로 로맨틱 코미디 영화 '페인트하트(Faintheartㆍ겁쟁이)'를 제작,지난달 28일 영국 에든버러국제영화제에 출품했다. 주말마다 친구들과 함께 바이킹 전사 복장을 하고 숲속에서 전쟁 놀이에 빠져 가족을 돌보지 않던 한 남자가 그 취미에 질려 이혼을 요구하며 아들을 데리고 떠나버린 아내를 되찾기 위해 벌이는 해프닝이 주요 내용이다. 이 영화는 오는 9월 말 영국과 아일랜드에서 정식으로 첫 개봉될 예정이다.

'페인트하트'가 크게 주목을 끈 이유는 거의 모든 제작 과정에 마이스페이스 회원들이 직접 참여했기 때문이다. 마이스페이스는 '마이무비 매시업(MyMovie Mashup)'이란 사이트를 개설해 영화를 찍을 감독 후보들의 단편 작품과 주요 장면,대본 등을 올린 뒤 네티즌들로 하여금 감독을 선정하고 스토리텔링 작업에 대한 아이디어도 제공하도록 했다. 또 인터넷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를 통해 단역배우 오디션을 실시하고 영화주제곡(OST) 앨범에 들어갈 후보 곡도 모았다.

마이스페이스에 따르면 영화 제작에 참여한 회원 수는 2만여명,'마이무비 매시업' 사이트 조회 수도 약 1160만건에 달했다. 크리스 드월프 마이스페이스 최고경영자(CEO)는 "'페인트하트'는 네티즌들의 손으로 직접 제작한 세계 최초의 영화"라며 "영화 만들기에 참여했던 인터넷 사용자들이 영화의 잠재적 관객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앞으로 차세대 영화 마케팅 방식으로 떠오를 것"이라고 밝혔다.

언론 재벌 루퍼트 머독이 이끄는 뉴스코프 산하의 마이스페이스는 최근 영화 외에 온라인 음악 시장에도 진출하는 등 미디어업계에서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 마이스페이스는 지난 4월 유니버설뮤직 소니BMG 워너뮤직 등 3곳과 온라인 음악 서비스 합작법인을 세우기로 합의했다. 마이스페이스는 무료 음원 스트리밍 콘텐츠와 유료 다운로드 서비스 등을 제공할 계획이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