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오는 2010년부터 연결납세제도를 도입해 기업들이 개별납세와 연결납세 중 하나를 취사선택할 수 있게 할 예정이다. 모회사와 '모회사가 지분 100%를 갖고 있는 자회사'를 하나의 법인으로 간주,각각의 법인 이익과 손실을 합친 연결소득을 계산하는 방식으로 법인세를 부과함으로써 기업들의 세금 부담을 줄여주려는 취지라는 것이다.

연결납세제도의 도입은 물론 환영할 일이다. 적자 자회사를 보유하고 있는 기업들이 이 제도를 선택할 경우 자연스럽게 세금 부담이 완화(緩和)되면서 이익 규모가 늘어나는 효과를 누릴 수 있게 되는 까닭이다. 기업들은 그에 상응하는 만큼 투자를 늘릴 수 있고, 이는 고용 확대로도 연결되게 마련이다. 지주회사 제도의 활성화를 세제 측면에서 뒷받침해주는 효과도 기대된다.

하지만 이번에 나온 정부 안은 사실상 생식내기에 불과하다고 볼 수밖에 없다. 세수 감소를 우려한 결과 제도의 적용 대상기업을 지나치게 제한하고 있는 탓이다. 30대기업집단 계열사의 경우 '지분 100% 소유'기준을 적용하면 혜택을 받는 기업이 138개사에 그친다고 한다. 이를 80% 정도로만 완화해도 대상기업이 190개사로 늘어나 효과가 한층 확대될 수 있다는 것이다.

외국의 사례를 감안하더라도 '지분 100%'기준은 너무 엄격하다는 느낌을 지우기 어렵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 중 연결납세 대상 기업을 지분 100% 자회사로 한정한 경우는 일본 호주 뉴질랜드 등에 불과하고 미국(80%) 스페인(75%) 오스트리아(50%)를 비롯한 대부분의 나라들은 우리보다 훨씬 낮은 기준을 적용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기업들의 자금사정이 상대적으로 그만큼 더 넉넉하다는 뜻에 다름아니다.

따라서 연결납세 대상 기업의 지분 기준은 대폭 완화돼야 마땅하다고 본다. 그리 되면 자회사 설립 등을 통한 기업들의 신규투자가 활성화(活性化)되면서 경쟁력 강화는 물론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나라경제 살리기에도 적지 않은 도움이 될 게 분명하다. 특히 지난해 법인세가 5조원이나 더 걷히는 등 세수가 당초 계획보다 초과징수되고 있는 상황이고 보면 더욱 그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