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16일 친 이재오계 좌장인 3선의 안경률 의원을 사무총장에 임명하는 등 박희태 대표 체제 출범에 따른 후속당직 인사를 단행했다.

지명직 최고위원에는 충청과 호남 배려 차원에서 3선의 송광호 의원(충북 제천ㆍ단양)과 원외인 박재순 전남도당 위원장이 지명됐다.

이번 인사의 특징은 대표최고위원,원내대표,사무총장 등 '당3역'을 모두 친이계가 차지하는 등 사실상 주류 측이 당을 완전히 접수했다는 점이다.

물론 계파 안배를 고심한 흔적도 엿보인다. 친박(박근혜)계의 이성헌 의원이 제1사무부총장에 임명된 것이나 최근 복당한 한선교,유기준,이인기 의원이 각각 홍보본부장,법률지원단장,인권위원장을 맡은 것은 친박계에 대한 배려 차원이다. 전략기획본부장에 이명규 의원,지방자치위원장에 정진섭 의원을 낙점한 건 강재섭 전 대표에 대한 예우로 분석된다.

그러나 사무총장을 비롯한 핵심 포스트에 친이계 의원들이 대거 포진했다. 정의화 인재영입위원장,최병국 윤리위원장,임해규 대외협력위원장 등은 모두 이재오 전 의원의 핵심 측근이다. 홍보본부장과 기획위원장에 임명된 강승규,정태근 의원은 서울시장 시절부터 이명박 대통령을 보좌해온 안국포럼 출신이다.

한편 친이계 재선인 차명진 의원과 초선의 윤상현 의원이 대변인으로 임명돼 현 조윤선 대변인과 함께 '트로이카 대변인 체제'가 구축된 점도 눈에 띈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