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자 수 증가(전년 동월비)가 15만명 선 아래로 추락하는 등 고용 사정이 악화일로다. 통계청이 16일 발표한 '고용동향'에 따르면 6월 취업자 수는 2396만3000명으로 작년 같은 달에 비해 14만7000명(0.6%) 증가하는 데 그쳤다. 취업자 수 증가폭이 15만명 선을 밑돈 것은 2005년 2월(8만명) 이후 3년4개월 만이다.

◆경기 침체 영향 본격화

사업ㆍ개인ㆍ공공서비스업을 제외한 전 산업에서 취업자 수가 감소했다. 특히 건설업은 작년 6월 193만40000명에서 지난 6월 187만4000명으로 6만1000명(3.1%) 줄었고 제조업은 3만3000명(0.8%) 감소했다. 농림어업,도소매ㆍ음식숙박업도 각각 2.8%와 0.6% 줄었다. 사업ㆍ개인ㆍ공공서비스업이 유일하게 33만명(4.3%) 늘었다.

종사자 지위별로는 내수경기 침체의 직격탄을 맞은 비임금근로자 수가 크게 감소했다. 작년 6월에 비해 11만4000명 줄었다. 자영업주가 10만1000명,무급가족종사자는 1만3000명 사라졌다.

임금근로자 수는 작년 같은 달에 비해 26만1000명 증가했지만 그 증가폭은 전달(31만명)이나 작년 6월(67만7000명)과 비교해볼 때 크게 축소됐다. 임금근로자 가운데 상용직은 42만3000명 늘어난 반면 비정규직 비중이 높은 임시ㆍ일용직은 16만1000명 감소했다.

◆비정규직보호법이 비정규직 내쫓았다

고용 부진은 경기 침체뿐 아니라 비정규직보호법이라는 특수 요인에도 크게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비정규직을 위한다는 명분으로 만든 법이 오히려 비정규직 근로자들의 대량 해고를 불러오고 있다는 지적이다.

통계청이 지난 5월 발표한 경제활동인구 부가조사 결과 정규직 취업자 수 증가폭(전년 동월 대비)은 작년 8월 28만5000명에서 올 3월 39만8000명으로 확대된 반면 비정규직은 24만6000명 증가였던 것이 13만5000명 감소로 반전됐다. 특히 이달부터 비정규직보호법이 적용된 중기업(종업원 수 100~299명)의 경우 작년 8월 1만2000명 증가에서 올 3월 8만6000명 감소로 바뀌어 큰 변화를 겪었다. 중기업 취업자 수가 40만명에 불과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중기업 비정규직 5명 가운데 1명은 일자리를 잃었다는 결론이다.

◆사실상 백수 200만명

취업을 준비하거나 구직활동을 포기하는 사람이 속출하면서 비경제활동인구도 급속히 늘고 있다. 지난 1~6월 15세 이상 인구 증가율은 1.0~1.1%였지만 비경제활동인구 증가율은 1.7~1.8%에 달했다. 실업자를 제외한 '사실상의 백수'는 6월 현재 192만명에 달하고 있다. 취업준비자가 3만4000명(6.0%) 늘었고 구직단념자는 1만8000명,'그냥 쉬었음'은 3만7000명 증가했다.

김인식 기자 sskis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