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원 K씨는 올초 무료 체험 이벤트라는 말만 믿고 인터넷 사이트에 가입했다가 수개월째 월 3000원씩 빠져나갔다는 사실을 휴대폰 요금 고지서를 보고 뒤늦게 알았다. 무료 체험을 하면 곧바로 유료로 전환돼 휴대폰으로 요금이 자동결제된다는 자그맣게 쓰인 문구를 확인하지 못하고 휴대폰 번호를 입력한 탓이다.

이 같은 유무선 전화 결제 관련 각종 사기를 막기 위해 방송통신위원회가 16일 업계 자율 규제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다날 모빌리언스 사이버패스 등 과금 중개 사업자와 SK텔레콤 KTF LG텔레콤 KT 등 통신사업자들도 이날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유무선 전화 결제 이용자보호협의회' 출범식을 갖고 자율 규제를 시작했다.

유무선 전화 결제란 인터넷에서 디지털 콘텐츠나 물품 등을 구매하고 결제대금을 휴대폰이나 유선전화 요금 고지서에 부가해 징수하는 서비스를 말한다. 협의회는 이용자의 부주의를 유도해 전화 결제를 청구하는 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이용자가 쉽게 알 수 있는 '표준결제창'을 도입했다. 상품명 결제금액 사용내역 약관 등을 알기 쉽게 보여줘 이용자의 혼란을 줄이기 위한 것이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