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고집불통 PD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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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방향으로 치우친 인터뷰 등을 보면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에 문제가 있다는 전제를 깔고 프로그램을 제작하지 않았나 하는 의구심이 든다. "(박천일 방송통신심의위원)
"어떤 전제를 깔고 제작하지는 않았다. 안전한 쇠고기를 제대로 먹자는 프로그램의 기본 취지를 살펴봐 달라."(정호식 MBC 시사교양국장)
왜곡 보도 논란에 휩싸인 'PD수첩-미국산 소,광우병에서 과연 안전한가'를 심의하기 위해 지난 16일 열린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전체 회의는 시종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많은 논란과 함께 엄청난 국력을 낭비한 사안을 다루는 자리였던 만큼 방통심의위원들과 제작진 간에 2시간30분가량 열띤 공방이 이어졌고 심의위원들은 다시 네 시간여를 숙의하는 과정을 거쳤다. 오후 5시에 시작된 회의는 밤 12시가 돼서야 끝났다.
회의의 핵심은 프로그램이 어떤 전제를 깔고 제작됐는지 여부.제작진은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사항에 대해 알려지지 않은 사항을 알려 주는 것도 균형일 수 있다"며 "섭외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인터뷰 대상을 의도적으로 배제한 것은 아니다"고 항변했다. 그러나 방통심의위는 공정성과 객관성을 잃은 보도로 결론 짓고 '시청자에 대한 사과'란 중징계를 내렸다. 'PD수첩'은 사실과 객관성에 기초해야 하는 탐사 프로그램이지만 목적에 따라 취재 사실을 왜곡 편집한 '창작물'에 가깝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중징계에도 불구하고 'PD수첩' 제작진은 여전히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려는 태도다. 'PD수첩'의 한 관계자는 17일 "제작진 내부 회의를 한 결과 재심 청구를 하기로 하고 회사 측에 이 같은 방침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MBC는 이날 밤 9시 뉴스를 통해 방통심의위의 결정을 겸허히 수용한다고 하면서도 언론자유 침해를 거론하며 방통심의위 공문이 도착하면 재심 청구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공영 방송을 자처해 온 MBC는 말 그대로 국민의 방송이다. 'PD수첩' 제작진의 이 같은 '고집'을 MBC 경영진이 어떻게 처리할지 주목된다.
유재혁 문화부 기자 yoojh@hankyung.com
"어떤 전제를 깔고 제작하지는 않았다. 안전한 쇠고기를 제대로 먹자는 프로그램의 기본 취지를 살펴봐 달라."(정호식 MBC 시사교양국장)
왜곡 보도 논란에 휩싸인 'PD수첩-미국산 소,광우병에서 과연 안전한가'를 심의하기 위해 지난 16일 열린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전체 회의는 시종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많은 논란과 함께 엄청난 국력을 낭비한 사안을 다루는 자리였던 만큼 방통심의위원들과 제작진 간에 2시간30분가량 열띤 공방이 이어졌고 심의위원들은 다시 네 시간여를 숙의하는 과정을 거쳤다. 오후 5시에 시작된 회의는 밤 12시가 돼서야 끝났다.
회의의 핵심은 프로그램이 어떤 전제를 깔고 제작됐는지 여부.제작진은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사항에 대해 알려지지 않은 사항을 알려 주는 것도 균형일 수 있다"며 "섭외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인터뷰 대상을 의도적으로 배제한 것은 아니다"고 항변했다. 그러나 방통심의위는 공정성과 객관성을 잃은 보도로 결론 짓고 '시청자에 대한 사과'란 중징계를 내렸다. 'PD수첩'은 사실과 객관성에 기초해야 하는 탐사 프로그램이지만 목적에 따라 취재 사실을 왜곡 편집한 '창작물'에 가깝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중징계에도 불구하고 'PD수첩' 제작진은 여전히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려는 태도다. 'PD수첩'의 한 관계자는 17일 "제작진 내부 회의를 한 결과 재심 청구를 하기로 하고 회사 측에 이 같은 방침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MBC는 이날 밤 9시 뉴스를 통해 방통심의위의 결정을 겸허히 수용한다고 하면서도 언론자유 침해를 거론하며 방통심의위 공문이 도착하면 재심 청구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공영 방송을 자처해 온 MBC는 말 그대로 국민의 방송이다. 'PD수첩' 제작진의 이 같은 '고집'을 MBC 경영진이 어떻게 처리할지 주목된다.
유재혁 문화부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