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사업장에서 노조 간부들에 의한 집단 폭행사건이 끊임없이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17일 현대차와 노동계에 따르면 금속노조 현대차 지부는 현장 조합원들을 파업 집회에 반강제적으로 내모는 과정에서 폭력을 휘두르는가 하면 회사 경영 현안에 개입하면서 노조 요청을 거부하는 회사 간부들을 폭행하고 심지어 회사 집기들도 무차별 훼손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달 회사 측 간부들은 파업 자제를 촉구하는 윤여철 사장의 담화문을 정문에서 배포하다가 노조 간부들에 의해 제지당했다. 이 과정에서 회사 간부들은 노조 간부들에게 폭행까지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초에는 현대차 아산공장에서 한 대의원이 도장부 공장을 점거한 채 비정규직 근로조건 승계 등을 요구하면서 아산지원팀 이모 과장을 때려 전치 4주의 상해를 입혔다. 윤여철 사장은 지난해 현대차 새해 시무식장에서 노조 간부들에 의해 집단 폭행을 당했다.


같은 조합원에 대한 폭행도 자행되고 있다. 2006년 5월 울산공장 4공장에서는 한 조합원이 집회에 참석하지 않고 퇴근하려다 6명의 노조 대의원이 출입문을 통제하며 이 조합원의 머리와 얼굴 등을 폭행했다.

같은 시기 2공장에서는 사내 협력업체 직원이 출입통제를 하던 소의원에 의해 두들겨 맞았다. 국내 최대 자동차 생산 현장에서 '노조 폭력'이 난무하고 있는 셈이다.

노조가 폭력을 행사해 해고당한 조합원에게 조합비를 이용,임금에 해당하는 금액을 지원하는 사례도 생겨나고 있다. 올초 아산공장 이모 과장을 때린 노조 대의원에 대해 회사 측은 형사고소를 취하하는 대신 해고했다. 노조는 하지만 그의 조합원 신분을 유지시키며 조합비로 생계비를 지원해주고 있다.

상당수 일반 노조원들은 노조 집행부의 이러한 강성 일변도에 대해 거부감을 드러내고 있다. 일부 조합원은 인터넷 게시판 등을 통해 노골적으로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노동 전문가들은 "일반 조합원들이 파업에 염증을 내며 파업 집회에 참석하지 않으려는 현상이 강해지고 있고 이에 위기를 느낀 노조 간부들은 통제 강화를 위해 폭력까지 일삼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 10일 금속노조 파업기간 중 현대차 사내 하청업체에서 일하던 대학생 아르바이트생 두 명이 노조간부들에 의해 감금돼 폭행을 당한 것도 이와 맥락을 같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편 강군과 김군을 폭행한 혐의로 현대차 간부 노조원을 수사 중인 울산동부서는 당시 노조간부 신원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장을 목격한 조합원들을 추가 확보하는 대로 사법 처리에 본격 나설 방침이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