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처럼 대내외 금융환경이 불확실한 상황에서는 투자자들은 그 어느 때보다 스트레스를 많이 느낄 것이다. 오르면 오르는 대로 언제 떨어질지 몰라 불안하고,떨어지면 그 자체가 스트레스를 높인다.

세계적인 슈퍼 리치들이 최근과 같은 상황을 파악하는 방법으로 금융스트레스 지수(FSI:Financial Stress Index)를 중시한다.

이 지수를 처음 개발한 캐나다 중앙은행은 FSI를 '금융시장과 정책당국의 불확실한 요인에 따라 경제주체들이 느끼는 피로도'로 정의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주가, 환율와 같은 금융변수에 대한 기대값이 변하거나 분산 및 표준편차로 표현되는 리스크가 커질 경우 금융스트레스를 높이는 요인이라고 볼 수 있다.

현재 몇몇 국가의 중앙은행과 투자은행들이 종합적인 금융상황 지표를 앞다퉈 작성하고 있다. 이미 캐나다 중앙은행이 개발한 FSI는 실용단계에 있고,스웨덴 중앙은행과 스위스 중앙은행도 각각 균형상황지수(ECI:Equilibrium Condition Index)와 금융상황지수(FCI : Financial Condition Index)를 개발해 사용하고 있다.

또 골드만삭스 같은 투자은행도 자체적으로 금융상황지수(GSFCI:Goldman Sachs Financial Condition Index)를 개발해 국가별 투자판단지표로 활용하고 있다. 특히 금융상황지수를 활용하는 금융기관일수록 글로벌 투자에 있어 높은 투자수익을 내고 있는 것이 국내 금융기관과 시장 참여자들에게 많은 시사점을 던져준다.

최근처럼 금융스트레스 지수가 높아질 때 슈퍼 리치들은 크게 두 가지 방향으로 대응한다. 하나는 현금 보유를 늘리는 것과 다른 하나는 채권 등과 같은 안전자산을 늘리는 일이다. 특히 금융스트레스 지수가 높은 국면이 장기간 지속된다고 판단하면 후자의 경향이 뚜렷해지는 것이 과거의 역사다.

이번에 예의 주시해야 할 것은 금융스트레스 지수가 높아진다 하더라도 지금까지 유지해왔던 포지션(portfolio)을 크게 변경하지 않고 있는 점이다. 기존에 투자했던 것을 회수하면 곧바로 재투자하지 않고 현금비중만 늘리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여러 의미로 해석할 수 있으나 지금 당장은 금융스트레스 지수가 그 어느 때보다 높은 만큼 어려운 상황이라 하더라도 여름 휴가철 이후에는 언제든지 반전될 수 있는 가능성을 염두에 둔 전략으로 이해된다.

앞으로도 한없이 오를 것처럼 보였던 국제유가가 상황이 급반전돼 이틀 만에 10달러 급락한 원유시장 모습이 대표적인 예다. 따라서 최근처럼 금융스트레스가 높아질 때는 긴 호흡을 갖고 냉정하게 시장을 지켜보는 사람이 최후의 승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일부 투자자들이 보여주는 것처럼 성급한 마음에서 그때 그때마다 수시로 변하는 시장흐름에 부화뇌동하는 사람이 불확실성이 높은 시대에 있어서는 최대 피해자가 된다는 점을 명심할 시점이 아닌가 생각한다.

한상춘 객원 논설위원겸 미래에셋투자교육연구소 부소장 sc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