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헌절인 17일 오후 광우병 국민대책회의가 개최한 촛불집회에서 시위대의 쇠파이프,각목과 경찰의 물대포가 다시 등장했다.

경찰은 이날 오후 10시 30분께 안국동과 동십자각 사이 차도에 전경버스로 차벽을 세워 두고 시위대 1천300여명(경찰 추산)과 대치하던 중 시위대를 향해 소화기와 물대포를 분사했다.

시위대 대부분은 차벽에서 떨어져 평화적으로 집회를 열고 있었으나 이 중 7∼8명이 전경버스에 다가가 유리창을 쇠파이프와 각목 등으로 파손하자 경찰은 물대포를 쐈다고 현장에 있던 인권단체 관계자는 전했다.

경찰은 오후 11시 30분 현재까지 안국동·동십자각 일대에 모인 시위대에 산발적으로 물대포를 쏘며 진압을 시도하고 있다.

촛불집회에서 경찰이 물대포를 쏜 것과 시위대가 쇠파이프와 각목을 휘두른 것은 지난달 29일 이후 처음이다.

이에 앞서 시위대 3천500여명은 오후 8시부터 청계광장에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반대하는 촛불 문화제를 마친 뒤 오후 9시 30분께부터 종로를 점거하고 가두행진을 시작했다.

행렬은 도중에 안국동·동십자각 방면과 종로 방면 등으로 갈라지면서 참가자 수가 줄어들었고 오후 11시 30분 현재 안국동 근처에 1천300여명, 종각에 50여명, 서린동에 50여명이 남아 따로 집회를 열고 있다.

경찰은 이날 저녁 전의경 140개 중대(1만3천여명)와 조명차, 살수차 등을 태평로와 세종로, 종로 일대 곳곳에 배치해 시위대의 청와대와 일본대사관 진입 등 만일의 사태를 대비했다.

(서울연합뉴스) 송진원 기자 s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