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 정부

대통령을 지키기 위한 고위 보좌관들의 음모,전쟁을 앞둔 여론 조작,능력보다 충성도를 중시한 개각,끊임 없이 이어지는 양당 간 논쟁과 분열,이성보다 직관에 의존하는 대통령….

2003년부터 2006년까지 백악관 수석 대변인을 지낸 스콧 매클렐런이《거짓말 정부》에서 지적하는 권력 내부의 그늘들이다. 1999년 텍사스 주지사 시절부터 부시 미 대통령을 보좌해 온 그는 "백악관에 들어간 뒤 부시의 판단력이 흐려지기 시작했다"고 말한다. 주지사로 일할 때까지는 이상적인 리더십을 보여 줬으나 대통령에 취임하고 난 이후에는 결정적인 실수와 자기 기만에 빠졌다는 것이다. 양당 간의 소모전을 종식시키겠다는 맹세는 '공언'이 됐고,알게 모르게 전쟁 선동의 앞잡이가 되었으며,결정적으로 고위 보좌관들의 사기극에 휘말려 신뢰마저 잃게 됐다는 얘기.재선에 성공한 뒤에도 낯선 것을 싫어하는 성격 때문에 가까운 사람만 쓰고 정말 필요한 사람이었던 콜린 파월을 잡지 못한 점도 꼬집는다.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