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휴가철을 맞아 공항은 여행객들로 인산인해다. 목적지에 도착해 수화물 코너에서 고만고만한 가방들 중 내 짐을 찾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우중충한 색상의 캐리어들 가운데 촌스러운 보자기나 리본으로 표시해 놓은 내 가방을 찾느라 정신없을 때,세련된 리조트룩으로 치장한 여성이 멀리에서도 한 눈에 들어오는 꽃무늬 프린트 여행가방을 집어들고 유유히 사라진다.

이제는 트렁크,캐리어 등 여행가방도 핸드백 못지 않게 나만의 개성을 표현하는 패션 아이콘이 됐다. 투미ㆍ쌤소나이트 등 유명 가방 브랜드부터 루이비통ㆍ고야드ㆍ구찌 등 명품까지 개성과 취향에 맞춰 나만의 여행가방을 골라보자.

맥시멀리즘 입은 여행가방

핸드백만 유행을 타는 게 아니다. 여행가방도 시즌마다 컬러와 디자인에서 두드러지는 트렌드가 있다. 자주 사용하는 제품은 아니지만 실용성과 패션감각까지 겸비한 캐리어를 곁에 둔다면 휴가지에서도 완벽한 멋쟁이로 시선을 끌 수 있다.

올해 패션계의 화두는 '맥시멀리즘'.과도하게 화려한 디자인을 추구하는 패션 트렌드에 맞춰 여행가방도 칙칙함을 벗고 옐로ㆍ레드ㆍ오렌지 같은 비비드 컬러로 변신을 시도했다.

클래식한 느낌의 가죽 케이스,실버ㆍ오렌지ㆍ핑크 등 강렬한 컬러로 딱딱함을 완화한 하드케이스 트렁크,휴양지를 연상시키는 일러스트나 반짝이는 메탈 느낌이 가미된 가방들이 여행객들을 사로잡는다.

제품 소재도 방탄 소재,항공 소재 등을 활용해 더욱 가볍고 견고해졌다. 특히 올해는 고유가로 국내외 단거리 여행을 선호하는 추세라 작고 가벼운 여행가방에 대한 수요가 높아졌다는 게 가방업체들의 설명이다.

전문 브랜드부터 명품까지

여행가방을 선택할 때는 우선 여행 기간이나 장소를 고려해야 한다. 일주일 미만의 짧은 일정으로 중국 동남아 등 가까운 곳을 여행한다면 기내 반입이 가능한 20인치 미만의 캐리어와 따로 휴대 물품을 넣어 다닐 수 있는 숄더백이나 토트백을 함께 고르는 것이 좋다.

열흘 이상 장기 여행이나 배낭여행이라면 23인치 이상의 소프트 캐리어가 적당하다. 오랜 기간 이동할 때 하드 캐리어는 파손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오염 방지 처리를 했는지 확인하고,비가 올 때를 대비해 방수보호 커버를 챙기는 게 좋다.

미국 가방 브랜드 투미는 기존 디자인을 탈피해 파격적이고 트렌디한 디자인과 기능성이 돋보이는 '티-테크 어드벤처 컬렉션'을 선보였다.

물건 찾기가 편리한 U자형 포켓,2.5인치 정도 늘어나는 지퍼,우주항공 소재로 된 알루미늄 핸들이 특징이다. 가방 전문브랜드 쌤소나이트는 짐 무게를 덜어주면서 내용물을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도록 다이아몬드 무늬 공법의 가볍고 단단한 하드케이스 제품을 출시했다.

레드ㆍ진주 색상의 '박소플러스' 라인은 휴대폰 외장 소재로 많이 사용하는 폴리카보네이트로 만들어 충격에 강하고 내열성도 있다. 보석 넣는 파우치,화장품ㆍ세탁물ㆍ신발을 각각 수납할 수 있는 공간까지 따로 구비돼 있다.

명품 가운데 구찌는 '비아찌오'(Gucci Viaggio) 컬렉션을 내놓았다. 비아찌오는 여행(voyage)을 의미하는 이탈리아어로,고급스러운 여행가방과 여행 소품들로 구성됐다. 여행객들의 필요에 따라 트롤리(바퀴 달린 캐리어),수트 케이스 상단에 편리하게 부착할 수 있는 캐리-온 백,소품 가방,브리프 케이스,백팩,노트북 케이스 등을 선택할 수 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
자료제공=투미ㆍ현대백화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