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부촌] (6) 서울 청담동 ‥ 연예인ㆍ젊은부호 모인 '문화富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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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넬,루이비통 등 최고급 명품매장과 국내 유수의 연예기획사들이 몰려 있는 서울 강남구 청담동은 한국의 소비문화를 주도하는 '문화부촌'이다.
영동대교 남단에서부터 시작해 갤러리아 백화점 명품관까지 이어지는 청담동 고급 빌라촌에는 연예 문화계 및 미국식 파티 문화에 익숙한 30∼40대 젊은 부호들이 많이 살아 하드웨어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까지 문화부촌이라는 명성에 잘 맞게 구성돼 있다는 게 부동산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대형 건설사 '브랜드 빌라' 들어서며 부촌 부상
강북의 성북ㆍ평창ㆍ한남동 등에 비교되는 최고급 빌라 부촌으로 청담동이 부상하기 시작한 것은 1990년대 후반부터다.
유명 연예인들이 많이 거주한다는 이유 때문에 그 이전에도 유명세를 타기는 했지만,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을 기점으로 상지건설 대우건설 등이 이곳에 위치한 낡은 연립주택 등을 매입해 고급 빌라로 재건축해 분양하면서 집값도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특히 '멤버스카운티''로열카운티' 등 이른바 브랜드 빌라 시대를 연 대우건설의 고급 빌라 시리즈들은 이 일대가 강남에서 거의 유일한 빌라 부촌으로 남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는 평가다.
실제로 대우건설은 이 일대에 대우멤버스카운티 단지 12곳과 대우로열카운티 6곳을 지었다.
최철민 미래에셋증권 서초로지점장은 "방배동 논현동 등의 빌라촌은 낡은 연립주택이 다가구 다세대로 재건축되면서 그 명성이 많이 퇴색된 반면 청담동은 고급 빌라 단지로 재편되면서 신흥 부촌으로 재부각된 케이스"라고 설명했다.
◆자타공인 연예인 동네
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 미술품 갤러리 고급 헤어숍 등 초고가 소비 인프라가 즐비하게 위치해서일까.
강북의 전통 빌라 부촌과 달리 청담동 일대에는 30∼40대 신흥 부자들과 전문경영인 등이 많이 살고 있다. 재벌들 가운데도 70대 이상 1세대보다는 30∼40대 2∼3세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다.
경영인들 가운데는 최신원 SKC 회장,황창규 삼성전자 사장,구본준 LG상사 부회장 등이 이 동네에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무엇보다 청담동은 자타가 공인하는 연예인들의 동네다. SM엔터테인먼트 등 유명 연예기획사들이 이 일대에 위치해 있는데다 연예인들이 많이 찾는 카페 레스토랑 등이 밀집해 있다.
무엇보다 연예인들이 거리를 지나다녀도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 이 동네의 독특한 분위기가 연예인들을 청담동으로 몰려들게 하고 있다.
이미연 고소영 조영남 이정재 등 이름만대면 알만한 톱스타들이 모두 이 일대에 살고 있다. 특히 고소영씨는 이곳에 100억원대 빌딩을 짓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즐비한 30억원대 고급빌라
다른 고급 빌라촌과 마찬가지로 청담동 주택가도 매매의 기준이 되는 가격대를 가늠하기가 쉽지 않은 곳이다. 아파트촌과 달리 매매건수 자체가 많지 않은데다 거래도 집주인이 원하는 가격대를 설정해 놓고 이 가격대를 감당할 능력이 되는 수요자가 나타나면 매각을 하는 식의 전형적인 부촌의 패턴을 보여준다.
청담동 일대에서도 가장 높은 가격을 형성하고 있는 단지는 영동대교 남단 끝자락에 위치한 상지 카일룸2차다. 이 단지는 국토해양부가 지난 4월 말에 발표한 공동주택 공시가격 자료에서 전용 244.3㎡ 기준으로 가격이 40억4000만원을 기록해 전국의 공동주택 가운데 가격순위 3위에 올랐다.
청담공원 주변에 위치한 청담 동양파라곤 1차의 경우 14억∼15억원 수준에 분양됐던 게 지금은 가격이 2배 정도로 크게 뛰어있는 상황이다.
한 시중은행 프라이빗 뱅킹(PB) 센터 관계자는 "어렸을 적부터 미국 유학을 했던 30∼40대 젊은 부자들이 지인(知人)들에게 자신들이 사는 동네를 추천해 인근에 둥지를 트는 경우도 꽤 많다"며 "이들은 어렸을 때부터 몸에 밴 미국식 파티 문화를 들여와 동네 주민들끼리 인적 네트워크를 형성하는데 활용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