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번호가 집 한 채 값.'

중국에서 자본주의가 가장 먼저 꽃핀 곳으로 꼽히는 원저우 시에 298만위안(4억4700만원)짜리 휴대폰이 등장했다고 원저우상보가 최근 보도했다.

시내 루이안 거리에 있는 40㎡ 크기의 한 작은 휴대폰 매장에서 '888-888-888'이란 휴대폰 번호를 이 가격에 매물로 내놓은 것이다.

8은 돈을 번다는 말인 '파차이(發財)'의 앞 글자와 발음이 비슷해 중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숫자다. 베이징올림픽이 8월8일 오후 8시8분8초에 개막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원저우상보는 298만위안이면 원저우에서 아주 좋은 집이나 고급 자동차를 살 수 있는 가격이라고 소개했다.

이 매장에선 '012345678'이란 휴대폰 번호를 90만위안(1억3500만원)에 파는 등 독특한 휴대폰 번호들이 새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298만위안짜리 휴대폰 번호를 사겠다는 구매자는 나타나지 않았다.

중국에선 휴대폰 번호뿐 아니라 자동차 번호판도 고가에 팔리고 있다. 지난해 중국 광둥성에서 열린 자동차 번호판 경매에서는 '88888''99999'가 각각 80만위안(1억2000만원)에 팔리기도 했다. 9는 '길다,오래다'의 뜻을 가지고 있는 '주(久)'와 발음이 같아 중국인들에겐 장수를 의미한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